작년 교역조건 사상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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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진 반면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올라 지난해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1988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의 수준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2년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전년보다 0.5% 하락한 95로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도 전분기보다 0.9% 하락한 90.7로 분기 기준으론 가장 낮았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를 수입단가로 나눈 값으로, 이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국내 상품 1단위를 수출해 수입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교역조건지수는 2001년 3분기(92.8)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해 1분기에는 102.2를 기록했으나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2분기(96).3분기(91.5).4분기(90.7) 등 3분기 연속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기의 수출 가격이 급락한 반면 원유 수입가는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이라크전의 영향 등으로 교역조건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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