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회담 조속 개최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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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 특파원】김종필 국무총리와 「미야자와」(궁택) 일본 외상은 9일 상오의 회담에서 한·일 각료회의를 조속히 개최키로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김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①「포스트·베트남」의 상황 등과 관련 한·일 양국은 여러 가지 과거에 불행한 일이 있기는 했지만 서로가 전진적 자세에서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②한국 측도 이를 위해 완전하다고까지 할 수는 없을지 모르나 최대한 노력하겠다. ③따라서 일본측은 관계개선문제에 배려해 주고 각료회의를 빨리 열자고 제의했다.
「미야자와」 외상도 이에 대해 한국 측이 그러한 생각이라면 각료회의 개최를 위한 분위기가 개선될 것인 만큼 일본측도 조기개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밖에도 ①「베트남」 붕괴이후 동남아 각국이 영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게 일본이 노력해 줄 것 ②북경을 방문한 김일성은 한국 안의 분쟁을 이용해서 전쟁을 일으키는 오산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러한 일이 없도록 일본측이 배려해 줄 것을 아울러 요청했다.
예정보다 20분을 연장, 거의 한시간에 걸친 이날의 김총리-「미야자와」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최규하 외교담당 대통령 특별보좌관· 이병희 무임소 장관· 김영선 주일대사· 윤하정 주일공사, 일본측은 「도오고」(동향) 외무차관· 「이시야마」 주한 일본대사· 「다까시마」(고도) 외무성 아주국장 등이 배석했다.
8일 동경에 도착한 김 총리는 9일 상오 11시 숙소인 외무성 「이이꾸라」(반창) 공관에서 「미야자와」(궁택) 외상의 예방을 받고 「인도차이나」 이후의 「아시아」 정세에 비친 한·일 양국의 안보문제와 당면과제, 그리고 양국우호증진을 위한 제반조치 등에 관해 약 50분간 의견을 나누었다.
김 총리는 정오 수상 관저로 「미끼」 일본 수상을 예방하고 환담한 후 한·일 고위 관리들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오찬을 나눈 후 1시부터 수상회담에 들어갔다.
김 총리는 8일 밤 「나까소네」(중증근) 자민당 간사장, 「기시」(안신개)·「사또」(좌등) 전 수상, 「우나다」(선전) 전 중의원 의장 등과 만나 약1시간동안 「인도차이나」사태와 관련한 한·일 관계의 금후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한·일 관계의 강화, 북괴의 위협에 대처하고 한국의 국내체제를 다듬기 위해서는 경제안정이 급선무라고 지적, 이에 대한 일본의 경제협력을 요청했으며「나까소네」간사장 등도 이를 원칙적으로 양해, 정부에 건의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측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는 『한반도에서의 북괴의 위협이 한층 강화됐음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한·일 양국의 협력관계가 한층 더 중요해졌으며 특히 69년 미·일 공동성명의 「한국조항」을 견지하는 것이 불가결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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