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수뇌, 다각 접촉>"한국방위·군원을 확약"|포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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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도차이나」의 공산화 이후 한반도의 안보문제가 국내외의 주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및 국회의 수뇌들은 미·일 등 우방의 지도자들과 만나 적극적인 지원약속을 받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정일권 국회의장은 8일 「포드」 미 대통령을 예방,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을 재확인 받았으며 김종필 국무총리는 9일 「미끼」(삼목) 일본 수상과 만나 한·미·일 3국의 공동기반 위에 동북아의 안보를 이루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기본입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워싱턴=김영희·조남조 특파원】「제럴드·포드」 미국 대통령은 8일 백악관을 방문한 정일권 국회의장에게 미국은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포드」 대통령은 국군현대화계획, 특히 장비의 현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포드」 대통령은 이날 정 의장과 15분 동안 면담하는 자리에서 정 의장 일행이 미 의회의 지도자들과 만나 한국의 국내정치문제 때문에 안보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설명한 것은 유익한 일이라고 말했다. 「포드」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적인 존재가 한국의 안보에 대단히 중요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지난 6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일부러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공개적으로 재강조 했다고 말했다. 「포드」 대통령은 지금의 세계사태로 봐서 미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공약의 준수를 다짐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포드」 대통령에게 미군의 계속 주둔이 한국안보에 절대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최근 「포드」 대통령과 미국 지도자들이 방위공약을 계속 다짐함으로써 한국인의 사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포드」 대통령은 정 의장에게 의회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 국내문제에 대한 비판의 소리와 주한 미군의 감축이나, 철수를 요구하는 현실을 염두에 두고 의회지도자들을 만났느냐고 물었다.
정 의장은 그렇다고 답변하고, 특히 일행중의 야당의원들이 의회지도자들에게 안보에는 여 야가 없고, 미군의 계속 주둔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여 야와 모든 국민의 의견이 일치하니 한국의 국내문제는 한국의 야당에 맡겨 달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포드」 대통령은 『그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말하고. 그러치 않아도 일부 의원들이 한국문제에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데 한국 야당의원들이 직접 그런 설명을 한 것은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의 「포드」 면담에는 한국 측에서 함병춘 주미대사, 미국 측에서 「스카우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이 동석했다.
함 대사는 기자들에게 면담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포드」 대통령이 『내다볼 수 있는 장래』에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감축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언제까지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자기생각으로는 「포드」 행정부가 계속되는 동안을 의미한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함 대사는 정 의장과 「포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방미문제, 미국의 특사를 한국에 파견하는 문제 같은 것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함 대사는 이번 면담이 지금 「포드」 대통령이 계속하고 있는 「아시아」 지도자들과의 일련의 협의의 일환인가 하는 질문에는 답변을 흐리고, 이번 회담이 박 대통령의 방미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론· 네센」 백악관 대변인은 「포드」 대통령이 정 의장과 만나 한국의 안보문제를 토의했다고 발표했다. 「네센」 대변인은 정 의장의 「포드」대통령 방문은 『예방』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아침에는 한국의 인권문제에 관한 청문회를 준비중인 「도널드·프레이저」 하원의원 (민·「미네소타」주 출신)을 「호텔」로 초청, 조찬을 같이하면서 1백 10분 동안 의견을 교환했다.
정 의장은 「프레이저」 의원에게 청문회를 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장은 미국에 도착하기 전에도 함병춘 대사를 통해서 사신을 전달하고 같은 요청을 한바 있다.
정 의장과의 대화를 마친 「프레이저」 하원의원은 본 특파원에게 자기는 청문회를 열 지에 대해 아직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증인으로 초청 받은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와 국민대학의 박정수 교수가 청문회 참가를 사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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