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겨냥한 국제적 통일 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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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베트콩」과 「크메르·루지」가 월남·「크메르」를 적화 통치권을 접수하자마자 「비동맹 중립 정책」을 각각 표방함으로써 신생 정권이 노리는 국제적 통일 전선 전략의 전개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당초 비동맹 중립 정책은 동·서 진영 개념에 반대되는 입장에서 출발한 것이나 여기에 공산국가가 끼어 든 데서 양상이 달라지게 됐다.
공산주의자들에 있어 국제적이든 국내적 조건이든 통일 전선 전술에서 비록 순간적이더라도 이용 가능한 것은 모두 이용하는 것이 그들의 본질이다.
제3세계에는 이용할 것이 너무도 많다.
첫째, 이들의 민족주의를 파고 들 수가 있다.
「아랍」 세계의 반 「시오니즘」, 「라틴아메리카」 제국의 미국 경제 기반으로부터의 탈피 노력, 동남아 제국의 반서구적인 민족 감정 등은 모두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이들의 혁명성에 파고들 수가 있다.
3대륙 제국가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반미·반서구적인 것과 이들 국가의 지배층 대 주민간의 갈등 등은 혁명성으로서 이용하기에 알맞다 할 것이다. 「월남 임시 혁명 정부」(PRG)가 「사이공」을 정복하기 전에 이미 많은 비동맹국들의 지지를 받아 놓고 있었던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PRG가 「비동맹 중립 정책」을 선언했다고 해서 공산주의를 하지 않겠다 거나 유화정책을 쓰려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다만 제3세계를 자기의 국제적 역량 강화를 위해 이용하겠다는 선언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공산주의가 월남을 완전 지배하게 되었으면서도 당분간은 월맹과 별개의 국가를 형성할 것이 분명해졌는바 이것 역시 공산 남북 월남간에 목표와 정책이 상이해서가 아니라 이론적으로는 신생 공산 월남이 사회 발전 단계에서 월맹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국제적으로 새로운 공산 지배하의 월남 안에서 중립 세력들을 당분간 이용해야 한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내외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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