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에 관한 결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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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천년 유구한 역사를 지켜 온 우리 나라는 지금 어떠한 처지에 놓여 있는가 온 국민은 눈을 크게 뜨고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과감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 「크메르」의 붕괴와 월남의 처참한 최후는 우리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겨 주었고 그 반면 역사적인 교훈을 안겨 주기도 했다. 그것은 공산주의자들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자기 나라의 방위는 남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힘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우기 월남 사태에 고무된 북괴 김일성의 중공 왕래와 중공의 미묘한 동태는 6·25전야를 방불케 하는 긴박한 정세를 조성하고 있다.
그들은 한반도에 월남의 재판을 기도할 것이 분명하다. 월남의 공산화는 그들로 하여금 무모한 침략 행위를 자행할 가능성을 조장시켰다고 할 수 있다.
북괴의 남침 야욕은 일찌기 6·25 이후에도 간단없이 노정되어 왔었으니 소위 「전국토의 요새화」 「전인민의 무장화」 계획의 추진과 육로와 해로를 통한 도발, 7·4공동성명의 일방적인 폐기, 최근의 땅굴 사건 등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그를 여실히 증명해 왔다.
거기에 가하여 이게 월남 사태에 따라 그들의 남침 야욕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조국의 안전 보장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중대성에 비추어 한국신문협회는 전 회원의 일치된 합의에 의해 다음과 같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우리의 나아갈 길을 소상히 밝히는 바이다.
1, 우리는 현하 조국의 안전 보장이 초긴박 상태에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조국의 안전과 민족의 자존을 위해 국론을 통일하고 단결·총화의 길로 향도하는 언론의 책임과 사명을 진다.
2, 정부는 나라를 배반하고 국민의 총화·단결을 저해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조속히 정리하는 한편 건전한 사회 기풍을 진작하여 조국 수호의 숭고한 애국 정열을 집약할 수 있는 과감한 시책이 있기를 요망한다.
3, 국가 안보의 논의는 이제 정치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오직 국가적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지식인·종교인·예술인·학생·노동자·농민 할 것 없이 모든 국민은 국론을 통일하고 우리의 조국을 우리의 힘으로 지킨다는 국민적 자각을 새롭게 하기를 호소하는 바이다.
1975년 5월 3일

<중앙일보사·한국신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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