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김 신민 총재 면담|내주 중 실현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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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제의간 박정희 대통령 면담은 여=야 당직자들이 빈번한 사전절충을 다각적으로 벌이고 있어 빠르면 내주 중으로 실현될 것 같다.
신민당의 유치송 사무총장 이중재 정책심의회 의장은 24일 저녁 공화당의 박준규 정책위의장·길전직 사무총장·김용태 총무와 회동, 면담추진을 위해 여당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여당 측은 면담에 원칙적인 찬의를 표시, 협조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별도로 김형일 신민당총무와 유치송 사무총장은 25일과 24일, 각각 김용태 공화당 총무와 접촉, 면담실현에 협조해 줄 것을 요망했다.
면담실현절충과 병행해 신민당은 대여비난 언행을 삼가고 여당과의 해외출장, 지방시찰에도 나서기로 했으며 여당도 대야비난성명 등을 내지 않기로 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치휴전상태를 이루어 놓고 있다.
여-야 접촉에서 공화당 측은 영수회담에 관해 ▲면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 ▲개헌문제 등 거론을 삼갈 것 등을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신민당 측은 면담의 정치적 이용은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히고 개헌문제는 거론 안 할 수 없지만 여 점을 안보문제 등에 두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민당의 김형일 총무·유치송 총장을 만난 김 공화당총무는『신민당 사무총장이나 원내총무가 직접 청와대에 들어가 비서실장이나 의전수석비서관을 만나 공식적인 면회절차를 밟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김 공화당총무는 기자들에게『과거 박순천 여사나 고·유진산씨가 박대통령을 면담한 후 「사꾸라」운운하는 당내 잡음이 많았으며 현재도 신민당 내에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으니 여-야 당직자간의 막후 접촉을 통한 주선보다는 떳떳하게 공식절차를 밟는 것이 나을 것』이라면서『신민당이 절차를 밟음에 따라 가·부의 반응이 나타날 것이며 면담이 실현되더라도 금주 중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또『김영삼 총재의 의도가 인지사태와 관련한 우리의 안보문제에 관해 박대통령과 진지한 의견을 나누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므로 선전이나 전략적 효과를 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여당 사람들이 대통령을 뵈려 할 때로「원내보고」「당무보고」등 목적을 밝히듯이 김 총재가 면담목적과 내용을 사전에 밝히는 것은 당연한 수서』라고 말했다.
한편 김 신민당총무는 김 공화당총무를 만나 지금까지 거부했던 당론과는 달리 정일권 국회의장의 서독방문에 신민당 의원 1명을 수행시키겠다고 말했다.
24일 국회운영위원장 실에서 약 30분간 김 총무와 요담한 뒤 유 총장은 면담제의가 대통령에게 전달되도록 청와대측과도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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