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계십시오, 「프놈펜」서 뵙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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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방콕17일 로이터합동】『안녕히 계십시오. 「프놈펜」에서 뵙기를.』 17일 상오 11시30분 「크메르」수도 「프놈펜」에 있는 총 참모본부의 무전병으로부터의 「방콕」대사관에 타전된 마지막 「메시지」는 사실상 5년간에 걸친 내전의 종말을 알렸다.
무선교신이 끊어지기 5분 전 「프놈펜」의 무전병은 「프놈펜」이 함락된 후 「크메르·루지」군을 환영하는 군중시위와 거리의 정경을 전해왔다.
이어 잡음이 있다가 교신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움」 주태국 「크메르」대사관 부무관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끝났군』이라고 말했다.
「움」대령 사무실의 무전담당자는 무전기를 신문지로 덮어버린 후 의자에 털석 묻혀버렸다.
「움」대령 사무실직원들은 말없이 무전기를 응시하면서 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라움의 기색이 없었으며 그 순간의 깊은 슬픔과 장래에 대한 불안한 표정만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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