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숙한 솜씨의 속사화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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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에서의 수채 화가는 아주 드문데 박기태씨는 유독 수채화만으로 꾸준히 화력을 쌓고 있는 작가다. 이제 개인전은 9번째. 그런데 모두 안동·대구·부산 등지에서 가졌기 때문에 서울의 화단에는 그리 알려지지 못했다. 목우회전을 통해 다소 발표됐고, 지난해 국전에서 특선을 받았는데 아예 서울로 이주, 제작에 열중하고 있으며 서울에서의 첫 발표전을 연 것이다 (22일까지 미술 회관) .
수채화는 유화와 달라 속사의 재치가 없고는 불가능하다. 다만 경쾌감에 수반하기 쉬운 화면의 무게 때문에 대부분의 양화가들은 수채화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인의 문인화 취향으로 보아 실은 수채화의 발전을 북돋워 줌직 한데 그것을 기피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수련의 헛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데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박씨는 이 작업에 자신있고 정열에 넘쳐 있다. 농도 짙은 색채와 팽팽한 선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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