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30% 감면, 입학금 면제, 한·일 약사면허 동시 취득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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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태 원장은 “일본 약대에 더 많은 한국 학생을 보내 글로벌 인재가 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진수학

약사는 예나 지금이나 남녀 모두에게 인기 있는 전문직이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약사 지망생이 크게 늘고 있다. 그만큼 약사가 되는 길도 어려워졌다. 그런데 최근 국내보다 쉽고 간단한 선발 과정과 비슷한 비용으로 일본 약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관심을 끈다. 천안 강남스카이학원 안의태 일본약대위탁교육원장을 만나 그 방법을 들었다.

-일본 치바과학대와 강남스카이학원의 역할 분담은.

“치바과학대는 서일본 지역 명문사학재단인 가케(加計)학원이 운영하는 대학이다. 가케학원은 치바과학대를 포함해 종합대 3곳, 전문대 2곳과 중·고교 각 1곳 등 총 7개의 학교를 보유하고 있다. 치바과학대는 약학부(약학대학)·간호학부·위기관리학부 등 3개 학부로 구성돼 있다. 약학부에 6년제인 약학과와 4년제인 생명약과학과·화장품학과가 있다. 약학과 정원은 120명이다. 강남스카이학원은 치바과학대 6년제 약학과에 입학하는 한국 학생을 모집하고 1차로 수시 선발한 학생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친다. 이를 위해 지난해 2월 가케학원과 강남스카이학원이 위탁교육기관협약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우리 학원에서 치바과학대 약학과에 지원한 7명 중 6명이 합격해 오는 4월 입학한다. 나머지 1명은 다음달 8일 최종 면접을 본다. 올해엔 30명을 선발해 2015학년도 신입생으로 보낼 예정이다.”

-올해 모집 인원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4월 치른 수시선발 시험과 지난 1월의 최종 면접에서 우리 학원 출신 학생들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지난해 9월 가케학원이 한국에서 개최한 변론대회(일본어 웅변대회)에서 학원을 통해 우선 선발된 학생 2명이 참가해 2, 3 등을 차지한 것도 신뢰를 준 듯하다.”

-지원 자격 및 선발과정은.

“국내 고교 졸업 이상 학력이나 2015학년도 고교 졸업 예정자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우리 학원은 4월 20일께 지원자를 대상으로 1차 수시선발 시험을 치른다. 시험 과목은 영어·수학·과학(화학·생물 중 택1) 등 3개다. 치바과학대가 직접 문제를 내고 채점도 한다. 과목별 8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영어·수학은 우리나라 고교 1년생 평균 성적을 넘는 수준이면 합격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쉽다. 과학은 국내 고교 과정에서 배우지 않은 문제도 출제된다. 대학 1년생이 배우는 과정까지 공부해야 한다. 수시에서 우선 선발된 학생은 오는 5~12월 우리 학원에서 일본어 과정을 700시간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학원은 매달 치바과학대에 학생들의 출결 상황과 성적을 보낸다. 이 밖에 다른 시험이나 자격증 취득 조건은 없다. 일본어 과정을 이수하면 내년 1월 최종 면접을 거쳐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면접은 일본어 구사 능력과 지원 동기 등을 알아보는 간단한 인터뷰다.”

-학사 과정과 졸업 후 진로는.

“매년 4월 개학한다. 6년제로 4학년까지 학교에서 기초과학 등 강의·실습 위주 교육을 받고 5학년부터 2년간 병원에 파견돼 임상약사 과정을 밟는다. 꼬박 6년간 199학점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약대보다 교육 과정이 어렵고 힘들 수 있다. 입학 후 1년간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1학년을 마칠 때까지 일본어능력시험(N2)을 취득하지 못하면 유급된다. 졸업과 동시에 일본에서 약사자격시험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약사 자격증을 따야만 우리나라 약사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2012년도 치바과학대 졸업생의 일본 약사자격시험 합격률은 92%다. 진로는 약사 외에 신약 연구·개발 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학비와 장학금 혜택은.

 “우리나라 약대와 비슷한 비용이면 학교를 다닐 수 있다. 치바과학대 연간 학비(입학금 제외)는 2000만원 정도다. 그런데 한국 학생 등 유학생에게 30% 감면 혜택을 준다. 따라서 연간 1400만원 정도의 학비가 든다. 입학금 300여 만원도 면제해 준다. 단 유급하면 학비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연간 기숙사비는 300여 만원이나 대학에서 240만원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60여 만원 선이다. 그러나 냉난방비·수도요금·전기요금 등은 별도로 내야 한다.”

-앞으로 계획은.

 “현재 치바과학대 외 일본 약대 4~5곳과 ‘약대 위탁교육협약 체결’을 협의 중이다. 이르면 3~4월에 결과가 일부 나올 것이다. 그러면 모집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일본의 약학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학생을 일본 약대에 보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기획특집팀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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