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캠퍼스에 첫 공공외교센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국내 대학에선 처음으로 이화여대에 공공(公共)외교 전문 민간 연구기관이 설립됐다.

 이화여대는 25일 서울 대현동 캠퍼스 내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공공외교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정부기관과 민간단체 인사들이 참여한 ‘공공외교 공사(公私)파트너 워크숍’도 개최했다.

 공공외교는 미국 하버드대 조셉 나이 교수가 2004년 제시한 개념으로 ‘소프트파워’를 전하기 위한 외교 행위를 의미한다. 정부·외교관 중심의 전통적 외교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지식·원조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걸 지칭한다.

 우리나라가 2003년 이라크 파병에 앞서 아리랑TV를 통해 현지에 한류 드라마 ‘대장금’을 방영한 게 대표적 사례다. 초대 공공외교센터장인 조기숙(55·여) 국제학과 교수는 “드라마가 먼저 방영되면서 이라크 국민에게 한국이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선욱(62·여) 이화여대 총장도 “외국에 나가면 많은 사람이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삼성’을 통해 한국을 기억한다”며 “이러한 민간 부문의 성과가 곧 공공외교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 학생들과의 교류가 빈번한 대학에 외교센터를 설립함으로써 공공외교의 개념과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화여대가 공공외교센터를 설립한 건 국내 민간 부문의 성과를 해외에 발전·확산시키기 위해서다. 기업·비정부기구(NGO) 등 민간분야와 정부를 잇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외교센터는 이날 외교부 문화외교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 공공외교의 틀을 마련하고, 관련 연구 및 인재양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2011년 출범한 ‘한독포럼’(한국과 독일의 친선교류 프로그램)도 확대·발전시킨다.

 이날 행사에는 한충희 외교부 문화외교국장, 김태환 국립외교원 교수,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 김종학프로덕션의 이병훈 PD 등 각계 전문가 120여 명이 참석했다.

채승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