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 줬던 김연아의 갈라쇼와 아름다운 마무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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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24)는 역시 달랐다.

우아하고 환상적인 갈라쇼와 논란에 선을 긋는 성숙한 인터뷰로 선수로서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했다.

김연아는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겨울올림픽 갈라쇼에서 ‘이매진(imagine)’을 선보이며 현역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김연아는 여성 록스타 에이브릴 라빈이 부른 ‘이매진’의 선율에 맞춰 아름다운 무대로 관객들의 시선을 홀렸다.

김연아가 소치 겨울올림픽 갈라쇼에서 선보인 ‘이매진’은 지난해 6월 아이스쇼를 통해 선보였던 프로그램이다. 인류의 영원한 꿈인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이매진’에 맞춰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점프, 스핀 등 모든 연기를 곡의 분위기에 맞게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온리 원(only one)’이라는 구절에서는 손가락을 드는 동작으로 포인트를 줬고, ‘당신도 함께 해 세상이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는 가사에서는 두 팔을 끌어모으는 동작으로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팔을 뻗은 뒤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기도하듯 손을 모았다. 감동적인 메시지와 김연아의 연기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무대였다. 품격을 느끼게 하는 연기를 마치자 관객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화답했다. 김연아는 피날레 무대에서 남자 싱글 동메달리스트인 데니스 텐(카자흐스탄)과 호흡을 맞춰 우아한 춤을 추기도 했다.

갈라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연아는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아무 생각 없다. 천천히 생각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지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서는 “올림픽 경험이 두 번이나 있으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피겨 여자 싱글 판정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경기 끝나고 판정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결과가 어쨌든 경기가 잘 끝났다는 것에 대해 만족스럽다. 항의한다고 결과가 바뀔 것 같지 않다”며 “억울함이나 속상함은 전혀 없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다 주변에서 더 속상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기를 마친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린 것과 관련해서는 “계속 이야기하지만 눈물에는 억울함이나 속상함이 전혀 없다. 믿어도 된다. 분위기 자체가 점수나 결과에 치우쳐 있어 눈물을 흘린 이유를 그쪽으로 돌리는 것 같다”며 “그간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맺혀온 것이 한 번에 터져서 흘린 눈물이다”고 강조했다.

“끝난 것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한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 전에도 말했듯 금메달 욕심은 없었다. 마지막 대회에서 잘 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날 갈라쇼에는 남녀 싱글 상위 5명, 페어와 아이스댄스 상위 5개 팀, 특별 참가한 남녀 싱글 6위 아사다 마오, 다카하시 다이스케(이상 일본) 등이 참가했다.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냈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는 나비를 연상케하는 형광 깃발 두 개를 이용한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연기 도중 깃발에 걸려 넘어질 뻔 하고, 깃발에 얼굴이 가려져 허우적대는 등 금메달리스트 답지 않게 수준 이하의 실력을 보여줬다.

아사다는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에 맞춰 아름다운 여성미와 귀여운 미소까지 선보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 로이터-뉴스1, AP=뉴시스, SBS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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