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견해 다른 사람|「반정부」로 몰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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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10일 하오 6시 서울 명동성당을 비롯, 부산·광주·대전· 인천·수주·마산·춘천 등 전국 13개 교구에서「인권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전국 13개 교구서도>
서울 명동성당은 10일 하오 6시부터 하오 9시까지 김수환 추기경 집전으로「인권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가졌다.
40여명의 신부, 2백여 명의 수녀, 일반신도 등 모두 2천 2백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도회에서 김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시국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과 개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반정부인사로 몰아 붙일 일이 아니라』고 전제, 『오늘날 우리민족이 처해있는 난국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민족의 슬기를 모아 정부와 국민간의 불신감을 해결하려하는 대학뿐』이라고 말하고『구속된 지학순 주교를 비롯한 종교인·교수·학생 등 2백 3명이 하루빨리 석방되어야하며 정부당국은 인권을 유린한 사례가 없는지 반성하도록 천주께서 마음을 움직여 달라』고 기도했다.
기도회에서 정의구현사제단과 정의평화위원회는「우리의 인권주장」이라는 선언문을 통해 ▲부정과 부패는 인권에 대한 중대 위협이다 ▲근로자는 불리한 노동조건과 실직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임광규 변호사에 대한 조치, 백낙청 교수에 대한 부당한 파면은 즉각 취소할 것이며 김병걸 교수의 사표는 반려되어야한다 ▲현시점은 정부가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라는 등 6개 항을 건의했다.
구속자 가족들의 기도에서 임인영씨(40·인혁당 관련 전창일씨의 부인)는『인혁당 관련자들은 공개재판을 통해 납득할만한 죄를 받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기도회에는 전 신민당 대통령후보 김대중씨 부부와 지난 9일 가석방된 김상현씨, 통일당 김녹영·김경인 의원 등도 참석했다.
하오 8시부터 성모상 등 굴 앞에서 가진 2부 기도회에서 긴급조치위반혐의로 구속된 연세대 경제과 4년 김학민군의 아버지 김윤식씨(60)는『내 아들은 정의와 양심만을 외쳤는데 국가변란죄과를 씌워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기도회에 참석하려다 나오지 못한「조지·오글」목사는『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예수의 뜻을 따랐을 뿐 정치적·사회적 욕망을 가진 적이 없었고 어떤 정당도 지지하거나 가입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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