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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hi] 빅토르 안만 귀화했나요, 내 조국은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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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리 포드라드치코프(左), 빅 와일드(右)

스포츠인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소치 겨울올림픽에는 대회 출전을 위해 ‘남다른 선택’을 마다하지 않은 이색 경력 선수가 즐비하다. 귀화에 따른 국적 변화가 대표적이다. 2006 토리노 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한국 쇼트트랙 간판’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뒤 남자 1000m에서 러시아 쇼트트랙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기자 ‘귀화 선수’가 대회의 주요 키워드가 됐다. 한국 빙상계의 부조리에 희생당해 러시아로 국적을 바꾼 빅토르 안의 스토리에 세계 스포츠계가 주목했다.

 러시아인이 해외로 진출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부문 금메달리스트 유리 포드라드치코프(26)는 러시아 국적을 버리고 스위스 대표로 출전해 우승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러시아 대표로 데뷔했지만, 4살부터 거주한 ‘제2의 조국’ 스위스의 러브콜을 받아들여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스위스 국기를 가슴에 달았다.

 사랑을 위해 국적을 바꾼 선수도 있다.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과 페어에서 남편 막심 트란코프(31)와 함께 출전해 2개의 금메달을 딴 타티아나 볼로소자르(28)가 주인공이다. 우크라이나 출신이지만 2010년 남편 국적을 따라 러시아 대표로 뛰고 있다. 러시아 남자 스노보드 대표 빅 와일드(28) 또한 본래 미국인이지만 2011년 국제대회에서 당시 러시아 대표로 출전한 알레나 자바르지나(24)를 만나 결혼한 직후 러시아인으로 거듭났다.

 여자 알파인 스키의 알레시아 디폴(19·토고)은 국적을 두 번이나 바꿨다. 이탈리아 태생으로 2012년 인도 국적을 얻어 국제무대에 나섰고,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재차 토고 국적을 취득했다. 겨울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토고는 디폴과 함께 프랑스 청소년 대표를 지낸 크로스컨트리 선수 마틸드 프티장(20)을 대표로 선발해 2명의 미니 선수단을 구성했다.

 영화 ‘쿨 러닝(Cool Running)’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은 전 세계 스포츠 팬이 조금씩 도와준 덕분에 소치 올림픽에 참가했다. 대회 참가 비용 8만 달러(약 8400만원)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연을 전해 들은 각국의 스포츠 팬들과 기업들이 마련한 후원금으로 소치행 비행기에 올랐다.

 통가의 루지 국가대표 브루노 바나니(27)는 ‘뻔뻔한’ 방법으로 참가비를 구했다. 전직 군인으로 본명이 파헤아 세미(Fuahea Semi)인 그는 독일 의류회사의 후원 약속을 받고 해당 회사 간판 브랜드로 개명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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