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는 천부적인 것"|「언론과 국가」주제강좌 CBS주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CBS 공개강좌는 31일「언론과 국가」라는 주제로 최근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언론자유문제와 국가와의 관계를 음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의 강연 그「언론자유·자율」(이건호·이대 법정대 학장), 「언론과 정부」(선우휘·조선일보 주필), 「언론과 사회」(차인석·한양대 교수)를 요약 소개한다.
▲언론자유·자율=언론은 공공성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언론의 보도·비판기능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언론이 자유로 와야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의 헌법B조는 언론이 법률에 의해 제한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것 또한 민주헌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가능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언론의 자유는 법에 의해 창설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본래부터 타고난 것을 법이 선언하고 있을 뿐이다.
언론자율규제기관이 생긴 것은 좀더 합리적으로 공공에 봉사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도 그 자율이 타율이 되어서는 안되며 타율이 강제될 때는 공공의 이익에 위배될 위험이 생기는 것이다.
▲언론과 정부=언론과 정부는 서로 대립된 위치에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정부가 언론을 부당히 탄압해서는 안되며 언론 또한 무조건정부를 비난하지 않아야 한다.
보통 일반대중은 언론을 정치권력의 희생자로 보고 두둔하는 경향이 있지만 언론은 언론대로의 맹점을 갖고 있다.
기업으로서의 수지를 맞추기 위해 흥미본위의 편집을 하는 수도 있고 경쟁 지와의 과열경쟁으로 오류를 범하는 일도 있는 것이다.
최근 언론계에는 자유화의 운동이 일고 있다. 이것은 과거10년 동안 여러 번 있어온 일이었지만 이번은 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 것 같다.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기관원의 출입을 지양, 대 언론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론과 사회=한 사회의 건전한 가치관과 자의식을 형성해 나가는 계층은 작가·대학인·언론인이다. 신생국에서는 그 중에서도 언론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대개의 신생국 위정자들이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경제성장을 앞세워 국민의 자유를 유보하는 언론의 침묵을 요구하지만 자유로운 가치관이 결여된 채 물질의 풍요만으로 과연 참된 민주주의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최근 언론계에 자유선언의 움직임이 번져가고 있다. 언론의 상황이 불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인은 외부의 억압 탓으로 변명하기보다는 스스로 책임을 느껴야 한다.
강압이 크다고 해도 인간에겐 자율의 영역이 있는 법이다. 전 사회성원의 개체 의식과 자유를 지키는 책임을 절감, 언론이 자율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장차「로보트」의 사회로 전탁하고 말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