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파의 백년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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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백년 전인 1874년「파리」시민들은 젊은 화가들의 전시회를 두고 조롱과 비난을 퍼붓고 있었다. 이곳「카퓌신」대로의「나다르」화랑에서「나폴레옹」이 제정에 반기를 든 공화파 및 독립파의 이념을 갖고 있던 젊은 화가들이 그때까지 최고 권위의「살롱」전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창작들을 전시한 최초의 인상파전이다. 한 세기가 지나간 오늘「프랑스」는 당시의 그 혁명적 거사(?)를 기념하기 위해 이곳「그랑팔레」에서 인상파 1백년 제전을 열고 있다.
「드가」「마네」「모네」「모리소」「피사로」「르놔르」「시슬리」「세잔」「바지으」「카사트」「부뎅」「카이보트」등 우리 귀에는 너무나 친한 인상파들의 거작 42점이 전시되고 있다. 「지스카르·데스텡」대통령이 지난 20일「테이프」를 끊은 이 기념 전시회는 「파리」인상파 미술관(즈르폼)과「뉴요크」「메트러폴리턴」미술관 공동주최로 오는 11월24일까지「파리」에서, 그후에는「뉴요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가짜화가, 가짜 미술가, 가짜 예술가』라고 조롱을 받았던 작품들이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애호 받는 미술품으로 부각되었다. 당시「살롱」전에 입상을 하면 생계 보장은 물론 그림 하나에 수만「프랑」을 홋가 했었다. 그러나 최초의 인상파 전에서 총계 3천6백「프랑」어치밖에 팔리지 않았고 그나마「드가」「피사로」「부뎅」의 작품은 만든 3백「프랑」에도 사가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에피소드」. 다만 일부 진보파들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된 것도 사실이며「하루 평균 1백30명의 관객밖에」없었지만「알맹이 있는 관람자」들이었으며 특히「에밀·졸라」는 이 시대에 인상파를 옹호한 대표적인 존재였다.
바로 옆방에는 당시의 틀에 박힌「살롱」전 작품들이 비교되도록 전시돼 있다. 그 앞에는 관객이 전혀 없는 반면「에밀·졸라」(마네)의 모습을 그린 화폭으로부터 시작되는「인상파1백년 전」에는 인파가 미어지는 것이 아닐까.
또 하나 특기할 것은 미국의「보스턴」「뉴요크」등의 미술관에서 16점이나 옮겨와 미국 소장품이 많다는 사실과 소련의「모스크바」「푸시킨」미술관에 소장되었던「모네」의『잔디밭 위의 오찬』이 처음으로「파리」의 관객들 앞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밖에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전시 못한 작품이 수두룩하다는 소식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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