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속에도 꽃피는 미국의 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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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가 미국에도 파급되어 요즘 미국의 예술 단체들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런 불황 속에서도 미국의 예술은 어느 때보다 번창, 예술에 관한 한 「유럽」이 단연 제일이라는 인식은 차차 바뀌고 있는 인상이다. 미국에서 이처럼 예술이 번창하고 있는 배경과 미 정부의 예술 지원은 어느 정도인가. 미 국립 예술 진흥청장 「낸시·행크스」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교향악단·무용단·박물관 등 미국 예술 단체는 요즘 경제 위기로 그 활동이 위기에 처해 있는가?
『예술 단체들이 심한 경제난으로 곤경을 겪고는 있으나 위기까지에 이르진 않았다.
결과적인 이유로 올해 활동을 중단한 「댈러스·심퍼니·오키스트러」와 「워싱턴」국립「발레」단 같은 예도 있기는 하나 이것이 대표적인 예는 아니다. 65년 국립 예술 진흥청이 세워졌고 지원금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5년 전보다 오히려 재정 형편이 나아진 셈이다.
재정적인 문제는 여러 방도로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진흥청의 보조로 「메트러폴리던·오페라」가 일어선 것처럼 흔히 소문이 나 있지만, 사실은 「메트러폴리던」은 「라디오」 청중들을 새 후원자로 얻어 일어섰다. 2만명의 새 후원자들이 기부금을 내 준 것이다.
-최근의 불황은 이 단체들에 심한 타격을 주었는가?
『물가고로 경비는 많아졌는데 입장권의 값은 다른 물가처럼 쉽게 올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심한 타격이었다. 특히 단원들의 봉급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문제로 무용가가 가장 심하다. 미국 일류의 무용가 월급이 1년에 5천「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주나 시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은 「뉴요크」주의 경우 지난해 1천6백50만「달러」에서 올해 3천4백10만「달러」로 증가하는 등 증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타개하고 보다 많은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 각 예술 단체는 어떻게 노력하는가?
『「뉴요크·필하머니」는 최근 한 연주회장에서 의자를 모두 끌어내고 청중이 바닥에 앉은 가운데 현대 음악을 연주하는 시도를 했다. 청중들은 주로 젊은이들이었다.
박물관·미술관들은 요즘 문화재나 그림을 대출하는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는 듯하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그림을 「켄터키」의 「센터」대에 대출, 전시한 것이 그 예다. 「샌프런시스코·오페라」는 최근 각주를 순회 공연하는 지부 「웨스턴·오페라·디어터」를 만들었고 각 극단들은 관중과 쉽게 접촉할 수 있는 거리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술 활동은 이제 대도시뿐 아니라 소읍에서도 활발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10년 전 만해도 직업적인 극단은 「뉴요크」에만 몰려 있었지만 이제는 지방에 40∼45개의 직업 극단이 있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예술에 있어 가장 좋은 변화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이제 예술이 소수의 전용물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 또 거창한 연주 무대·극장·박물관에 걸린 그림과 함께 민속 예술이나 수공예품·무용·거리의 연주·「페스티벌」등도 예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도는?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1억3천만의 미국인이 예술은 생애를 풍요하게 하는데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의 예술 수준은 그간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아직 예술적으로는 미국이 「유럽」에 뒤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과소 평가할 수만은 없다.
실상 세계의 6대「발레」단 중 「뉴요크시티·발레」단과 「아메리컨·발레」단이 포함되지 않는가.』
-최근 미국에서 가장 큰 발전을 보이는 예술 분야는?
『무용이다. 다채롭고 자극을 주는 요소와 활달한 움직임, 음악이 있기 때문에 청중 특히 젊은 청중이 현저히 늘어나고 있다.』
-예술 단체들에 쏟는 정부의 지원은 어느 정도인가?
『65년 2백50만「달러」예산으로 시작된 진흥청은 올해는 예산이 7천5백만「달러」이다. 연방 예산외에 주나 시에서 나오는 지원금도 있지만 공연 예술 단체는 운영비의 85%, 박물관은 66%를 입장권·개인들의 기부금·자선단체의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유·에스·뉴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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