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응 못 받는 교육 연구 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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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만 교육자를 대표하는 유일한 교직 단체인 대한 교육 연합회가 해마다 개최하는 「전국 교육 연구 대회」가 『교원의 연구 지표로서 일선 교육 현장에 깊이 침투되지 못한 채 추상적이고 일시적인 단순한 대회에 그치고 있다』는 일선 교수들의 비판의 소리가 높다.
제18회 전국 교육 연구 대회가 『민족 주체성을 구현하는 교육』이라는 주제 아래 17, 18일 이틀 동안 서울 교육 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 입선된 한 연구 논문에 의하면 일선 교수들의 대한 주제에 대한 관심도는 조사 결과 응답자의 63.5%가 『전혀 무관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들을 위한 교련의 연구 대회에 대한 교사 자신들의 적극적인 반응은 대회가 교육 현장으로부터 유리돼 있음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교련의 연구 대회가 일선 교수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허공에 뜨게 된 것은 주제 자체가 구체성을 띠어 실천으로의 개발과 장기 교육 계획에 따른 것이 아닌데다가 행정 당국의 강화 방침과도 일원화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의 하나인 『전국 교육 연구 대회 주제가 교육 현장에 미친 영향』(충남 아산 교육청 윤이중 장학사와 아산군 금성 국민교 손문주 교사 공동 연구)에 따르면 아산 충무 수련원에서 연수 교육을 받은 교사 중 교육 연구 대회 주제를 알고 있는 사람은 겨우 12.2%에 지나지 않았다. 한편 그것도 『연수회 등을 통해 주제를 알게 됐다』(35.2%)는 게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같이 대회의 주제조차 주지시키지 못한 것은 교련의 산하 단체인 지방 교육회의 활동 부진은 물론 교련의 조직과 관리 체제에 불합리성이 내포돼 있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특히 이 논문은 조사 대상자의 83.2%가 『일선 교사들을 발표 대회에 참관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권유를 못한데』대해 크게 불만을 나타내고 있음을 지적, 교련의 강력한 홍보 활동을 촉구했다.
요컨대 교육 현장의 관리 층이나 교사들이 대회 자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가운데 흔히 발표가 종착점인 듯한 인상을 주는 행사로서의「교육 연구 대회」는 하루속히 지양돼야겠다는 것이다.
교육 공무원 법은 교원의 연구 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다. 물론 오늘의 교육 현실이 교수들의 연구를 채찍질하기에는 너무도 각박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막대한 경비를 들여가며 일선 교사들을 위해 실시하는 연구 대회조차 형식에 그치는 부실한 것일 수는 없다. 윤 장학사의 연구 논문은 전국 교육 연구 대회가 그 구실을 다하기 위해서는 ▲대회 주제를 교육 현장에 깊이 침투시킬 수 있는 교련의 지도 체제 확립 ▲강화 방침과 일원화된 주제 선정 ▲각종 강습회의 교재화 등을 통한 우수 논문의 일반화 등을 요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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