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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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하엔 석유, 지상엔「달러」세상은 태평』-. 이런 설명이 붙은 만회가 있었다.「브라우닝」『「피파」의 노래』를 섭조한 것이었다.『중동 산유국의 노래』라고나 할까. 「오일 달러」는「석유파동」과 함께 일로 국제통화와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미국의 유명한 신탁 회사인「모건·개런티·트러스트」의 월보를 보면,「오일달러」의 성장율은 실로 현깃증이 날 정도다. OPEC제국의 석유 수입은 1972년에 1백50억「달러」이던 것이 73년엔 2백20억 「달러」, 74년엔 연간 증수만 8백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1980년도엔 그 수입이 무려 2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최근 IMF의 연차 보고서에도 산유국의 74년도 경상 흑자가 6백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 액수는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73년도의 세계 유동성 총액은 1천8백8억「달러」, 비 OPEC제국의 금 보유액은 현재의 시장가로 약 l천5백억 「달러」,「유러달러」시장의 규모는 1천억「달러」이다.
산유국은 식량과 공업화의 자유수입을 위해 상당한 「달러」를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74년의 경우, 석유 수입증가는 8백30억「달러」인데, 대외 지출은 불과 3백50억「달러」에 그친다. 약 5백억「달러」의 외화는「오일달러」로 OPEC제국에 고스란히 축적된다.
OPEC저국 중에서「알제리」「이란」「이라크」「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등은 개발자금을 외국으로부터 도입, 73년의 대외 채무는1백70억「달러」였다. 그중 50억「달러」는「유로」시장에서 조달했었다.
그러나「사우디아라비아」의 작년 말 외화 준비고는 37억「달러」,「쿠웨이트」가 5억「달러」,「리비아」가 21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대외 채무가 없어, 실질적인 「오일달러」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밖에 이들 산유국의 민간 보유 외화도 1백50억 내지 2백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오일달러」중 약 90억「달러」는 외국 은행에 예탁되어 있다. 약 35억「달러」는 「런던」시장에, 나머지는「취리히」시장과「뉴요크」시장으로 유출, 보유되어 있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일달러」의 80%를 미국의 은행에 맡겨놓았다. 「뉴요크」시장에만도 73년의 직접 투자 자금은 1백50억「달러」, 74년엔 2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오일 달러」를 어떻게 흡수할 것인가는 오늘날 세계 경제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유로」시장에서 흡수하는 방법이 한때 논의되었지만, 최근 군소 은행이 도산하는 상황에서 그것은 어렵게 되었다. 금년 IMF 총회에서도 심각한 논의를 했었지만, 뚜렷한 결론은 없었다. 최근 우리 나라도「오일달러」를 끌어들인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 액수는 겨우 2천5백20만「달러」-.
이것은「오일달러」의 규모에 비추어보면 실로『코끼리에「비스킷」』격이다. 산유국이 얼마나 인색한가를 새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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