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성균관대총장 맡은 현승종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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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성균관대학이야 말로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과 저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대학에서 반평생을 보냈고 일생을 바치고자 하는 대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던 포부를「성대의 발전」을 통해 실현해 볼 생각이다.』지난 8일 제11대 성균관대학교 총장에 취임한 현승종 박사는 총장직을 맡기로 결심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현 총장은 그 동안 국외자적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 같은 성대의 저력이 십분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까웠다』고 했다.
『동양적인 정통을 유일하게 받고있을 뿐 아니라 민족대학으로서 가장 알맞은 요소를 지닌 게 성균관대학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정리, 발전시키는 작업을 성대가 중심이 돼 이끌어 나가겠다』는 게 현 박사의 취임포부.
현 총장은 성대 전통의 하나인 덕성교육을 재개발, 학생들에게 전통의식을 고취시켜『인격교육을 경시하는 한국의 대학교육을 바로잡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래서『교육과정도 재검토, 서양적인 것들을 우리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해 볼 생각』이과고-. 뿐만 아니라 현 총장은 학생지도 문제도『학생·교수·총장이 자주 접촉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인격교육 위주로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 총장은『성대는 학교운영자와 학생·재단 3자가 잘 화합하면 국립대학도 못 따라올 정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튼튼한 재단이 있음』을 강조했다.
법학이 전공이면서도 고대에서 도서관장 직을 맡아 수 만 권의 서적을 수집해 들이면서 한국학과 중국학에 깊은 연구를 쌓았던 현 박사는 28년 동안 근무하던 고대에 못지 않게 성대를 잘 알고 있었다.
고대에서 4·19부터 65년까지의 격동기에 학생처장을 역임하면서 어려운 학생지도 문제를 해결했고 그후 교양학부 장을 역임하면서 학교운영의 경험을 쌓은 현 박사의 경륜들이 오늘의 성대 총장직을 맡게 된 밑거름들이었다.
선비라기보다는 극히 서민적인 타입인 현 총장의 유일한 취미는 가족등산. 쌍문동 양지바른 언덕의 양옥 서재에는 법학과·동양학 서적들이 꽉 차있다. 부인 홍영표 여사(52)와의 사이에 3남1여를 두고 있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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