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에 큰 애착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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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요즘 청소년들의 사고가 많이 달라지고 학교 교육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모두 알고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그것을 실감하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최근 이금석 교사 (서울여중)가 실시한 한 조사는 청소년들의 학교 생활의 단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조사는 서울 시내의 중학 3년 생 1백50명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태도」를 분석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학교 생활·교사·친구들에 대해 별다른 애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학교=학교를 「즐거운 곳」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54%, 「그저 그렇거나 괴로운 곳」이라는 학생이 44%였다.
▲친구=학급 친구들과 「다정하게 지낸다」가 38%, 「몇 사람만 친하고 나머지는 무관하다」 56%, 「경쟁심을 갖는다」 6%이다.
▲화제=「배우·탤런트·가수」가 47%로 가장 많고 「친구」 20%, 「학교 공부」 13%, 「선생님」 10%, 「가족」 8%의 순서다. 「신문에 난 얘기」는 2%뿐이다.
▲공부하는 목적=「훌륭한 인격자가 되기 위해」 50%, 그러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36%, 「좋은 결혼 상대자를 고르기 위해」 2% 등도 눈에 띈다.
▲고민=「시험」 39%, 「친구와의 싸움」 28%, 「공납금을 못 낼 때」 16%, 「버스 타기」 12%, 「숙제」 2%, 「이성교제」 3% 등이다. 여전히 「시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버스 타기」를 고민거리로 들고 있는 것은 통학의 어려움을 말해 준다.
▲선생님=선생님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가 40%, 「존경해야할 인자한 분」이란 대답이 31%, 「무서운 분」이란 대답이 11%다. 인기 연예인만큼도 선생님들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 공부에 대한 생각=학교 공부가 평소 생활에 「전혀 쓸모가 없다」가 81%, 「별로 쓸모가 없다」 10%, 「모르겠다」 9%로 매우 충격적인 결과다. 학교 공부를 「시험 점수」와 「진학」의 도구로만 생각하고 그 이외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이 거의 전부라는 것은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상 받는 학생에 대한 생각=「부럽다」 40%, 「별 관심이 없다」 46%다.
▲교훈=교훈이란 「옳은 말이나 실천하기는 힘들다」가 44%,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3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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