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여러 개 바른다고 피부에 꼭 좋진 않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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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나 로션·크림 등 화장품 타입이 달라지면 흡수력도 달라진다. 임이석 원장(사진·임이석테마피부과)은 “일반적으로 물, 액체(플루이드), 로션, 크림 순으로 흡수가 잘 된다”고 말했다. 가벼울수록 잘 스며든다는 얘기다.

 워터 에센스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 만든 화장품이다. 원래 에센스는 끈적이는 액체 형태지만 이 제품은 이름 그대로 물처럼 묽은 에센스다. 그렇다보니 기존 에센스보다 피부 속에 잘 스며들어 피부 깊숙이 좋은 성분을 전달할 수 있다는 원리다.

 화장품은 피부 속 어디까지 스며들 수 있을까. 임 원장은 “화장품 기능에 따라 다르다”며 “보습 화장품은 피부 제일 바깥쪽의 각질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굳이 피부 깊숙이 침투할 필요가 없어 로션이나 크림 타입으로 주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티에이징이나 화이트닝 등 기능성 화장품은 성분을 좀더 피부 속 깊이 밀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이보다 가벼운 액체 타입으로 만든다.

 하지만 물 타입이라고 무조건 피부 속 깊이 들어가는 건 아니다. 임 원장은 “물 타입이 로션이나 크림에 비해 흡수가 잘되는 건 맞지만 단지 제형만으로 흡수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성분의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형만 바꾼 워터 에센스의 등장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결국 같은 기능인데 형태만 조금 다르게 만들어 이중으로 팔아먹겠다는 상술 아니냐는 거다. 임 원장은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며 “특히 건성 피부라면 제품을 단계별로 나눠 사용하면 흡수가 더 잘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화장품을 동시에 바르면 오히려 피부에 해가 된다. 예컨대 건성피부는 에틸 알코올이 많이 들어있는 스킨이나 각질제거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함께 쓰면 피부에 지나친 자극을 준다. 지성피부는 유분이 많은 로션과 크림, 끈적임이 많은 자외선차단제를 함께 바르면 모공을 막아 모낭염이 일어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기능성 화장품 중에서는 레티놀이 들어있는 탄력개선용 에센스나 크림과 비타민C가 고함량으로 들어있는 화장품을 함께 쓰면 피부가 예민해진다. 비타민C 함유 제품은 콜라겐 화장품과도 궁합이 안 맞는다. 비타민C가 콜라겐에 함유된 단백질을 응고시켜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다양한 기능의 화장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가장 확실히 기댈 수 있는 효과는 보습”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에 큰 기대를 하지 말고 피부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영향 등을 챙기라는 조언이다.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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