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 5역의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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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16 후 급격 부상, 재력 있는 「보스」형 고흥문 정무회의 부의장>
신민당의 정무회의 부의장 자리는 총재 승계권을 가진 당의 2인자.
『총재를 도와 당의 융화단결을 기하고 앞으로 야당이 안은 여러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
정무회의 부의장에 선출된 고흥문 의원은 5·16이후 야당가에 급격히 부상한 정치인. 이전에는 조병옥 박사의 측근으로 원외에서 일했다. 53년 반공포로 석방문제로 유석이 「테러」를 당할 때 그의 집도 습격을 당해 부인이 지병을 얻은 일이 있다. 자금능력이 있는 야당의 재정경제통.
야당의 재정위원장과 사무총장(5회)으로 오래 당 살림을 맡아했다.
김영삼 당수와는 당권경쟁에 나서기 전까지 같은 계파를 해온 각별한 사이.
『사실 정무회의 부의장을 맡고싶지 않아 끝까지 고사했다. 그러나 개인보다는 당의 총화를 위해 승복을 결심했다.』
앞으로 김 총재를 돕되 별도 계파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부인 김선녀 여사와의 6남2여를 두었다. 취미는 건강을 위해 매일 하는「배드민턴」과 냉온탕.

<6대에 데뷔·사무국 체질개선에 기대 유치송 사무총장>
김영삼 체제에서 당 살림꾼으로 등장한 것이 유치송 사무총장(50)이다.
유씨가 중앙당 조직국장과 사무차장 「코스」를 밟긴 했으나 다선 의원들을 물리치고 재선의원으로 당 3역에 오른 것은 이례적 인사.
유 총장은 제헌국회이전의 입법의원 때 신익희 의장 비서로 들어가 국회의장 때까지 도왔다. 신씨 별세 후 조병옥-유진산을 잇는 당파 쪽에서 정치수습을 거쳤고 원내에는 6대 국회에 처음 진출. 『김 총재의 안정세력 구축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야당이 결속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임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쯤은 당원들이 다 알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난달 진산계 조직을 관리한 유 총장은 김 총재가 겨냥한대로 안정세력 구축에 주역을 담당할 것 같다. 유 총장이 오랫동안 누적된 사무국의 병폐를 어떻게 책정할지 그의 솜씨가 주목된다. 중후한 인상이고 말수가 적으며 성실한 인품을 갖추고 있다. 취미는 낚시. 부인 안태앵 여사와 1남2여를 두고있다.

<대여자세 강한 3성 장군 출신의 4선 의원 김형일 원내총무>
야당의 원내사령관이 된 김형일 의원은 야당에선 드문 3성 장군 출신의 4선 의원. 군정에 반대해 5·16후 육군참모 차장에서 예편, 2년간 미국에 유학한 뒤 6대 국회에서 야당에 참여했다.
『당수의 의도를 따르고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국정에 반영하겠다. 항상 국민의 여론을 바탕으로 야당으로서 바른 정치 자세를 지키겠다.-』
6대 국회 때 정부 전복 음모에 연루돼 한동안 옥고를 겪었으며 시종 정부에 비판적 자세를 견지했다. 정부비판 발언이 문제돼 국제 의회 연맹 회의에 참석한 뒤 한 때 귀국을 늦추고 미국에 머무른 적이 있다.
그만큼 타협에 능한 사람은 아니다. 『대여관계는 옳은 일에는 협조하고 국민의 편이 되어야 할 점은 끝까지 따져 시시비비를 가리겠다』-.
군의 원로인데다 대여자세가 강한 편이어서 여야관계가 원활하거나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전망. 부인 안화식 여사와 3남1녀. 취미는 독서.

<깐깐하고 논리적, 민중당 때는 대변인 이중재 정책심의회 의장>
깡마른 얼굴에 안경너머로 번뜩이는 눈매가 「까다롭다」는 인상을 풍긴다. 이의장(49)은 야당에서 깐깐하고 논리적이라는 정평이 나있다.
『민주주의 제도와 질서의 회복이 급선무이지, 이 상황에서 야당에 무슨 정책이 필요하겠는가』-.
정책이전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 의장은 『그러나 김 당수가 「정책정당」을 표방한 만큼 통일·경제문제 등 당면정책에 관한 대안을 성심껏 만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보성전문학교 재학 때 남로당원으로 좌익활동을 했고 당시 좌익 「데모」를 막던 장택상 수도청장의 뺨을 때려 2년2개월이나 옥고를 치른 것은 유명한 얘기.
남로당의 폭력주의에 항거하고 전향했다. 6대 국회에 전국구로 진출, 그후 전남 보성에서 7, 8, 9대 의원으로 당선했다. 민중당 때 대변인을 했으며 야당의 재경통이고 고흥문계의 참모장. 취미는 등산. 부인 최운진 여사(42)와 3남.

<"야당의 입·국민의 귀로 충실하겠다" 이택돈 대변인>
『말을 못하고 말을 잊은 채 사는 국민들의 의사를 시원하게 대변하도록 노력하겠다』-.
새로 야당의 입이 된 이택돈 의원(39)은 법관출신 정치인. 야당에서 정통적인 법 이론을 펴는 드문 몇 사람 중 하나다. 법사위의 긴급조치 해제건의안 토론에서 여당 측의 반론을 철저히 공박했다.
『야당에 대해선 입이 되고 국민에게는 귀가되어 국민 여론을 반영하겠으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그는 『장관들이 만든 국회법도 새로 국회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야당을 대변한다.
이재형씨의 권유로 야당에 투신했다. 의원생활 3년 기간 중 8대 국회 때는 신민당 소장 정치인 「그룹」인 목요회 「멤버」로 활약했다. 초대 대법원장 김병노씨의 사위.
부인 김난규 여사(38)와 2남1여. 취미는 등산과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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