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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운동은 하루 걸러 … 관절염엔 평영보다 자유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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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양윤준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

운동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운동습관을 들이는 것부터 어렵다. 어떤 운동을 어떻게, 얼마나 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만 하다 포기하기도 한다. 중앙일보 건강릴레이 세 번째 주제는 ‘운동’이다. 지난달 24일 일산백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양윤준(사진·가정의학과)교수를 만나 새해 제대로 운동하는 법에 대해 들었다.

양 교수는 “WHO(세계보건기구)의 운동지침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은 1주에 최소 150분은 해야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운동 강도는 ‘중등도’가 기준이다. 중등도는 ‘숨은 조금 차지만 옆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다. 걷기·속보 등이 좋은 예다. 양 교수는 “중등도 운동을 1회 150분 몰아 할 수 있지만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30분씩 5일에 나눠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유산소 운동(중등도)을 30분은 해야 지방이 타기 때문이다. 일주일치 운동시간을 절반(75분)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다. 고강도 운동을 하면 된다. ‘옆 사람과 말 세 마디를 잇지 못할 정도로 숨이 많이 차고 격렬한 운동’을 말한다. 조깅·달리기가 이에 속한다. 고강도 운동을 10분간 하면 중등도 운동을 20분 한 효과와 맞먹는다. 양 교수는 “고강도 운동은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조깅(고강도)을 20분 하고 걷기(중등도)를 110분 해서라도 고강도 운동을 꼭 챙기면서 150분의 중등도 운동효과를 맞추도록 하라”고 제안했다.

인체가 소모하는 칼로리의 70% 이상은 기초대사량이다. 기초대사량을 높이면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덜 찐다. 근육이 많을수록 기초대사량이 높다. 근력운동(무산소 운동)은 주 2~3회 권장된다. 양 교수는 “근력운동을 쉬지 않고 매일 하면 오히려 근육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경고했다.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힘줄에 미세손상이 생기는데, 이 부위가 회복되면서 근육이 커지고 강해진다. 회복기간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전날과 운동 부위를 달리 하면 매일 해도 괜찮다.

 환자는 질병에 따라 운동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운동을 통해 무릎 근육과 힘줄을 튼튼히 할 수 있다. 이때 무릎을 적게 구부리는 자세가 추천된다. 양 교수는 “무릎을 편 상태(0도)에서 30~40도 정도만 구부리도록 한다”며 평지 혹은 경사가 낮은 언덕을 걷는 정도면 좋다고 말했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건 금물이다. 무릎을 90도나 구부린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하체 부담을 줄여주는 수영·자전거 타기가 관절염 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수영 중 평영은 개구리처럼 다리를 많이 구부렸다 펴기 때문에 무릎에 무리가 온다. 무릎을 덜 구부리는 자유영이 관절염 회복에 더 좋다. 실내자전거를 탈 때는 다리를 쫙 펼 수 있도록 안장을 높게 설치한다.

운동 시 가장 위험한 것은 심장발작이다. 양 교수는 “심장이 안 좋거나 집안내력이 있다면 운동부하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비만 등 만성질환자도 요주의 대상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는 멍들거나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운동은 피한다. 항암치료로 전신쇠약 증세를 보일 때는 단 1분이라도 조금씩 걷거나 움직이면서 운동시간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한다.

한편 양 교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8300여 명으로 구성된 대한가정의학회 차기 이사장에 선출돼 내년 12월 1일부터 2년간 이사장 직무를 수행한다. 그는 “환자의 심리·질환을 함께 보며 치료 방향을 정확히 찾아주는 가정의학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며 “의사는 진료 수익을 보장 받고, 환자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제도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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