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조하는 일 자민당-참의원선거 후의 「다나까」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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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의 7·7참의원선거는 이른바 「보혁역전」만은 간신히 저지했지만 자민당과 야당간의 의석 수는 어느 때보다도 접근, 「다나까」의 집권체제의 전도가 다난할 것임을 예고해 주었다.
참의원의석 2백52석 가운데 1백30석(결원 4명)을 개선한 이번 선거의 최종결과는 아직 안 밝혀졌지만 자민당은 보수계 무소속 당선자 3명을 포함할 것을 전제하여 간신히 원내과반수만은 확보할 전망이다.
따라서 참의원 가운데서 회의참석이 사실상 어려운 각원 임명을 할 수 없어 참의원을 자민당 「페이스」로 운영하기는 어려워졌으며, 한국에 대한 비판적인 야당의 공세를 누르고 종전과 같은 대한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적어도 참의원에서의 「브레이크」때문에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73%라는 참의원선거사상 최고투표율을 보인 선거결과 의석은 자민당과 민사당이 줄고, 사회당과 공명당이 약간 늘어난 반면 공산당은 일약 2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득표률로 보면 자민당은 71년의 44.4%보다 약간 늘어난 44.9%를 얻고 공산당은 8.1%에서 9.2%의 득표률을 보였으나 사회당은 71년의 21.3%보다 오히려 15.5%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선거결과를 분석해볼 때 유권자의 경향은 「보혁역전」같은 급격한 체제변화는 바라지 않으나 「다나까」정부의 현재상태만은 변화가 있어야한다는 강한 지향을 나타낸 것으로 결국 보·혁 양쪽에 매질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나까」수상이 이번 선거에서 대기업을 동원, 막대한 선거자금을 뿌린 것에 대해 비단야당뿐 아니라 재계와 자민당내부에서도 비만의 소리가 높아 상당기간을 두고 후유증을 남길 것 같다.
내년 6월에 있을 자민당총재선거를 앞두고 「다나까」의 「라이벌」인 「후꾸다」(복전규부)장상은 『자민당은 반성을 해야하며 당을 적극적으로 개혁해야한다』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미끼」(삼본무부) 부수상도 금권선거를 비판하면서 당의 근대화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나까소네」(중증근강홍) 통산상도 『자민당이 근로대중을 위한 국민정당으로 탈피치 않는 한 퇴조는 계속되리란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하고있다.
그런가하면 야당이 협력했다면 보혁역전도 가능했으리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야당이 「공투」란 대의명분을 걸고 대자민공세를 크게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야당이 대여공세에서 보조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유력하다.
왜냐하면 이번 선거에서 각 야당은 자기네의 주의·주장을 선명히 하면서 야당간 상호비판을 해왔는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 민사를 제외하고는 의석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야당간의 상호 비판을 한 것이 유권자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야당이 협력보다는 독자적으로 당세확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번 참의원선거는 자민당이 전국구후보들을 대기업과 짝지어 후원하는 이른바 기업선거전술을 썼는데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다.
일본자동차공업의 「톱·메이커」인 「도요다」(풍전)의 후원을 받은 전NHK 「아나운서」「미야다」(궁전휘)는 2백40만 표를 획득, 7l년 「이시하라」(석원신태낭)가 수립한 최고득표 3백1만 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국구 최고득점자가 됐다.
그러나 전혀 돈도 쓰지 않고 본인이 출마할 뜻도 없이 타의에 의해 나선 후보가 의외로 많은 표를 획득한 예도 있다.
2위로 당선된 81세의 시천방지씨(무소속)는 고령을 이유로 재출마를 고사했는데 젊은 학생들이 『시천를 마음대로 추천하는 모임』을 만들어 선거자금 5백만「엥」을 모금했다는 것.
또 「아오지마」(책도행웅)는 돈 쓰는 선거는 하기 싫다며 후보등록을 해놓고 아예 부부가 해외여행을 떠났는데도 3위로 당선되었다.
이와 같은 것은 금권선거에 대한 일본유권자들의 반발이 어느 정도 큰 것인가를 웅변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경=박동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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