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페론」은 누구?-정계재편 불가피한 「아르헨티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환·도밍고·페론」대통령의 급서에 따른 「아르헨티나」정국의 공백은 누가 메울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이 나오기까지 「아르헨티나」는, 한차례 격렬한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페론」의 부인 「이사벨」여사가 대통령직을 승계, 여야당을 비롯한 노동총연맹·군부 등이 「이사벨」여사를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지지했지만 이것은 「잠정적인 서약」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급진당과 「페론」좌파를 포함한 연립정권수립의 움직임이 시작되고있다.
「페로니즘」은 잡다한 세력이 혼거하여 대립이 격화, 작년 6월 「페론」이 귀국할 때는 좌우파가 유혈충돌까지 벌였다. 9월 대통령선거에서 「페론」이 「이사벨」여사를 부통령후보로 지명한 것도 좌우 양파에서 말썽을 부리지 않을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일시적인 땜질에 불과했고 진정한 후계자 선택문제는 뒤로 미루었던 것이다.
독재자는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하지만 「페론」으로서도 이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나의 후계자는 「아르헨티나」국민』이라고 얼버무려 왔다.
비록 여러 정파에서 「이사벨」치하의 「아르헨티나」가 급격한 혼란에 빠져들지 않도록 자제를 한다해도 새로운 정계재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아르헨티나」정국의 항방에 중대한 역할을 할 인물로 대개 다음의 4사람이 주목되고있다.
▲호세·로페스=「페론」의 개인비서로 망명 중에도 항상 「페론」의 곁에 있었다. 「페론」정권 성립과 함께 후생상이 되어서 내각에서 가장 발언권이 큰 인물로 알려져 왔다. 「페론」파 우파의 선봉으로서 좌파는 그가 「이사벨」여사의 「후견인」노릇을 하러든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미국의 한 신문은 그를 『「이사벨」대통령의 「라 스푸틴」(제정「러시아」말기 궁중을 좌지우지했던 「러시아」정교의 괴승)이라고 평했다. 군부도 「로페스」의 야심을 경계하여 그의 축출을 노리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엑토르·캄포라=작년 5월 군사정권에서 민정으로 이양될 때 첫 대통령으로 당선, 「페론」에게 물려준 인물.
「페론」의 충실한 심복이지만 극좌 「게릴라」조직·인민혁명군소속 정치법을 석방하여 좌파로부터 호감을 사고있기 때문에 우파의 공격을 받아 예정보다 앞당겨 50일 만에 퇴진. 「맥시코」대사로 임명되었다. 「페론」의 병이 악화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6월25일 갑자기 대사직을 사임하고 귀국했다. 「페론」후계자 경쟁에 대비하여 좌파와 손을 잡았다고 추측하고 있다. 원래 온건한 인물이지만 「50일 대통령」의 유감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리카르도·발빈=중도좌파에 속하는 원내 제1야당 급진당수로 작년 2차례나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패배한 「페론」의 정적. 그러나 작년 9월 선거 때는 극히 유연한 자세를 보여 「페론」지지로 전향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사벨」이 대통령직을 승계하자 『바지를 입었건 「스커트」를 둘렀건 합법적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재빨리 지지를 선언. 『「페론」파 안의 분쟁에 끼어 들지는 않겠지만 우파의 책동은 봉쇄되어야 한다』고 「페론」파 청년 좌파들과 폭 넓은 직위정권공장에 착수했다한다.
▲알레한드로·라누세=작년 5월까지 군사정권의 대통령. 「페론」의 전성기에 투옥되었던 쓰라린 경험 때문인지 「페론」과는 견원지간이지만 『「페론」파와의 협조 없이 「아르헨티나」의 안정은 없다』고 민정이양 길을 열어주었다.
그 뒤 군부와 거리가 생겼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벌써 군부 안에서는 다시 「라누세」장군을 내세우자는 여론이 지배적으로 나오고 있다. 좌파의 대두, 군부의 개입이 이제까지 「아르헨티나」의 정치 「패턴」이었으므로 정국이 혼란에 빠지면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김영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