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의 '태양' 한국을 아시아 허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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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 스콧 맥닐리(51)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회장은 6일 "한국은 반도체와 이동통신, 유무선 초고속 통신망 분야에서 경쟁자들보다 매우 앞서가고 있다"며 "이같은 분야에서 썬의 혁신적인 기술력과 한국내의 연구활동이 합쳐지면 한국 정보기술(IT)의 경쟁력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맥닐리 회장은 6일 한국지사가 있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한국 자바(Java) 리서치 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이같이 설명했다. 썬이 아시아국가에 연구센터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곳은 차세대 모바일 기술과 무선인터넷, 이동통신 등에 쓰일 소프트웨어를 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썬은 앞으로 4년간 5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투자액은 정보통신부가 최근 2년새 유치한 IT 관련 해외기업의 연구센터 8곳중 최대이다.

그는 또 "연구센터의 기술 개발 능력과 주변 시장 상황에 따라 아시아에서 중심이 되는 연구센터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썬은 맥닐리 회장이 1982년 스탠포드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만난 비노드 코슬라 등 친구 4명과 함께 설립한 벤처로 출발했다. 회사 이름도 스탠포드 대학 네트워크(SUN.Stanford University Network)에서 따온 것이다. 이후 미국 나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실리콘 밸리의 태양'이라고 불릴만큼 기술력을 자랑한다. 지난 해 매출액은 112억달러이다.

맥닐리 회장은 1984년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IBM, 오라클, 넷스케이프 등과 연합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맞서는 CEO로 유명하다. 그는 MS의 빌 게이츠와 CEO인 스티브 발머를 향해 '발머와 그의 멍청이들'이라고 독설을 퍼붓는 등 '빌게이츠의 저격수'로도 통한다.

한편 맥닐리 회장은 개소식에 앞서 이날 오전 김진표 교육부총리를 면담하고 국내 실업계 고교에 실습실 기자재와 네트워크 시스템을 기증하고 IT 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 서울 힐튼호텔에서 '혁신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란 주제의 강연을 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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