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조] 해동(解凍) - 변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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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앙일보는 새해부터 시조의 저변 확대를 위해 ‘초대시조’란을 운영합니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사상·가치관이 응축된 문학 영역인 시조의 진면목을 느껴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중앙시조백일장 심사위원인 권갑하·박명숙·오승철·이달균 시인이 엄선한 작품을 매달 해설과 함께 소개합니다. 소개되는 시인은 작고 시인을 포함해 최근 등단한 시인까지 두루 망라해 선정했습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은유적 표현은 통일을 구체적이고 실감나게 한다. 역시 수필가 대통령답다. 쉽지만은 않겠지만 남과 북에 대박이요, 주변국에도 대박이라는 인식은 분명 통일의 새로운 환경 조성이다. 통일시가 많지만 이 작품만큼 뜨거운 시가 또 있을까.

내용도 참신하지만 차림새도 절묘하다. 시조 형식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자유자재. 내용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긴 그러면서도 시조의 장 구분을 분명히 한 창조적인 행갈이다.

‘흘레’의 뜨거운 이미지는 초장의 ‘꽝꽝’ 언 동토를 한순간에 녹여버린다. 해학 넘치는 의태어와 의성어, ‘물어름’이라는 북한말 배치는 통일의 염원을 고조시킨다. 마침내 두 강물이 몸을 섞어 하나로 흘러가는 화해와 통일의 대장관은 독자를 흥분시킨다. ‘흥얼흥얼’의 능청과 ‘섞네/가네’의 언어감각도 빛나는 작품이다.

권갑하(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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