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소화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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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금융 긴축으로 간접 금융의 길이 막히자 직접 금융시장, 특히 사채 공모를 통한 기업체의 자금 수요가 계속 늘고 있으나 최근 사채 소화가 부진한 상태를 보여 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채 소화가 어렵게 되자 한때 발행 회사 유치를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던 모집 주선 회사들이 잔액 인수 부담을 꺼려 모집 주선을 기피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27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23일 청약을 마감한 진로의 무보증 사항 4억원은 상당액이 소화가 안돼 모집 주선 증권 회사들이 잔액을 인수했으며 27일 청약을 마감하는 진양 화학의 투공 보증사채 3억원도 첫날인 26일 30%가 소화되는 부진한 실적을 보여 전액 소화에 의문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이 사채 소화가 부진한 이유는 ⓛ시중 자금 고갈로 증권시장에 신규 자금이 안 들어오고 ③그 동안 사채의 공급 과잉으로 투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쳤고 ③이자율이 보증부 18·6%, 무보증 19·5%로 묶여 증시의 국공채 수익률 22%선을 훨씬 하회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 기관의 한 관계자는 사채 공모를 희망하는 기업은 계속 늘고 있으나 소화가 부진, 공동 모집 주선 회사를 규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고 ▲증시 부양 ▲사채 이자율 인상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앞으로 사채 모집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일신 산업의 5억원, 한국 유리 2억5천만원을 비롯, 동양물산·삼진 알미늄·대한 방직 등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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