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권리는 하느님이 주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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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죽은듯이 대지속에 묻혀있던 온갖 생명을 일깨워주는 봄햇살과 갈이 슬픔과 괴로움과 죽음의 무덤속에 묻혀있는 우리를 새로운 생명과 기쁨으로 일깨워주는 천상적인 봄햇살이 바로 부활입니다.
슬픔과 괴로움의 십자가가 다하는 곳에 영원한 승리가 있고, 죽음이 다하는 곳에 영원한 생명의 부활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오늘 배웁니다.
세파에 시달리는 우리의 인생고는 그대로가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요, 절망과 패배속에 죽음도 그대로가 부활에 이르는 관문임을 깨우쳐줍니다. 이 기쁨의 소식은 슬픔과 괴로움을 거스러 싸우는 이의 마음속에 새로운 인내와 용기를 심어줄 것이며 죽음 앞에 다가선 이의 마음속에 새로운 삶의 즐거움과 희망을 용솟으치게 할 것입니다.
오늘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승리와 부활로 되찾은 새로운 생명에로 우리를 초대하는 날이며 다시는 죽을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의 즐거움과 희망을 보장하시는 날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믿음의 보증이오, 우리소망의 담보요, 우리사랑의 충동입니다.
「그리스도」의 구속사업은 우리논리나 추리를 뛰어넘는 위대한 신비로 차있읍니다. 상하의 구별 없는 전체인류를 대신하기 위해 가장 천하고 가난한 인간으로 태어나셨다는 그의 탄생부터가 신비입니다. 그는 자신의 하느님의 아들로 자칭하는 인간의 아들(인자)이었읍니다. 그의 가르침은 이때까지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진리였으며 가르칠때는 하느님의 권위로써 하셨읍니다.
그는 자신의 천주성과 그 가르침의 진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그의 모든 가르침과 업적은 인류구원이라는 목표앞에 잘 정돈되고 통일된 의미를 가지고 있읍니다.
그러나 신비로 가득차있는 그의 전생애가 십자가의 죽음만으로 끝나고 부활에까지 이르지 못했던들 「그리스도」와 관련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을 것입니다.
과연 「그리스도」의 부활이야말로 「그리스도」와 관련된 모든 것을 뒷받침하는 「그리스도」의 천주성을 명확히 보증하는 기적중의기적이요, 「그리스더」를 인류의 참 구세주로 재 천명하는 장엄하고도 새로운 선언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있었음으로해서 그 생애의 통일성과 의미가 새삼스러워지는 것이며, 그 인격의 신비성과 권위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것이며 구속사업 전체를 관찰하는 무한한 하느님 사랑에 대한 결정적인 해답을 얻게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죽기를 싫어하고 살고싶어하는 이유는 결국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하는 욕구때문입니다. 비록 당장의 즐거움이 없다해도 내일의 즐거움을 기다리는 희망으로 살아갑니다.
이렇게 볼때 모든 사람은 즐겁기위해 살려고 합니다만 현실은 너무나도 익살스럽습니다. 원하는 즐거움대신에, 싫어하는 고통만으로 우리를 맞아줍니다. 삶의 이유가 되는 즐거움을 제공하기위해 고도로 발달된 문명의 혜택도 균형을 잃은 현 사회제도하에서는 도리어 빈부의 극심한 차이를 벌려놓았고 따라서 계급과 민족의 갈등이 끝날날이 없으며 여전히 기아와 빈곤속에서 허덕이는 많은 사람들이 문명의 혜택에서 배척당하고 있읍니다. 이렇게 불합리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증오는 투쟁으로 발전하고 투쟁은 전면전쟁으로 번질지도 모른다는 검은 먹장구름같은 세계기상속에 살고있읍니다.
이렇게 볼때 우리의 안팎은 어둡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 어두움을 물리치고 답답증을 풀 단 하나의 길은 부활의 신비를 나안에 되새기는것뿐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거두신 승리와 참례하기위해 「그리스도」와 함께 고독과 번민을, 불안과 공포를 거슬러 싸웁시다. 승리를 약속받은 고통과의 싸움이라면, 부활을 약속받은 죽음이라면, 우리의 현실이 비록 괴롭고 죽음의 위협을 당한다해도 「그리스드」와 함께 십자가의 길을 가고,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 위에서 죽읍시다.
그때「그리스도」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요.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의 부활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 희망속에서 기뻐하고 환난속에서 살아가는 길이 올바른 「크리스천」의 길입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마음속에 타오르는 사랑의 불길을 당신께로 당기십니다. 벗이 그벗을 위해 생명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읍니다.
십자가 상에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해주신「그리스도」께 우리로서 할바가 무엇이겠읍니까?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하여 당신생명을 버리신 여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인식하였으니 우리도 이와같이 형제를 위하여 생명을 버려야 하리로다』라고 하신 「요한」사도의 말씀을 따라 죽기까지「그리스도」를 사랑함으로써 먼저 받은 「그리스도」사랑에 보답해야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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