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분 지하철 시승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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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808호 전동차는 서울역을 향해 곧 출발합니다』라는 최준대차장(44)의 안내방송과 출발을 알리는 「부저」소리가 20초동안 울리면서 6대의 차량에 달린 24m의 문이 일제히 닫혔다.
상오9시5분 출발을 알리는 경적소리가 다시 한번 울리자 『붕-』소리와 함께 차량은 미끌어지듯 서울역을 향해 시청앞 정류장을 빠져나갔다.
맨앞 김철기씨(34)가 운전하는 제어차량엔 태완선부총리등 관계장관이 양시장·김명년지하철본부장등의 안내를 받으며 앉았고 지하철관계자·보도진등 1백여명이 탑승했다. 「폼」을 벗어나자 차창밖은 칠흑같은 어둠속-. 바퀴와「레일」이 마찰하는 「찌익찌익」 소리속에 3분뒤인 9시8분 서울역 전철 「폼」에 도착했다.
운전사 김씨는「폼」에 도착하기 50m전방에서부터 제동손잡이를 돌리기 시작했고 차가 멈추자 차장 최씨가 손잡이를 위로 당기기 시작, 문이 일제히 열렸다.
탑승자들은 이곳에서 5분동안 서울역구내를 돌아본 뒤 다시 전동차에 탑승, 시청앞을 지나 종각역으로 향했다.
이사이에 양시장은 지하철건설에 어려웠던 얘기, 우리기술진의 우수성등을 「피아르」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서울역에서 종각까지는 조상호씨(34)와 전귀하씨(35)가 운전을 맡았다.
서울역「폼」에서 2백m쯤 떨어진 지점, 선로를 바꿔타는 교차점에서 찍하는 쇠깎는 소리가 들렸다.
상오 9시19분 서울역을 출발한지 6분만에 종각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도 차량점검을 위해 5분동안 멈춘뒤 시청앞으로 다시 출발했다. 운전사는 다시 김씨와 최씨로 바뀌었다.
운전사가 바뀌는것은 양족끝에 달린 제어차마다 운전사와 차장이 따로 있어 반대방향으로 향할때마다 바뀌기때문. 가장 난「코스」는 광화문네거리의 「커브」길이다.
차량이 이곳을 지날때는「삐비삑」하는 마찰음이 귀청을 울린다. 지하철관계자는 이곳의「커브」각도가 1백30도로 일본동경의 1백20도 보다는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며 시운전이 거듭될수록 마찰음은 차차 줄어든다는 설명. 차량내부는 1m짜리 형광등 24개가 켜있어 외부보다 밝았고 전차마다 7개의 선풍기가 달렸다. 차안은 완전 금연지역. 변소도 없다.
종각역을 떠난지 3분뒤인 상오 9시27분 시청앞에 도착, 이날의 시운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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