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같이 호흡하는「발레」|프랑스국립현대발레단 내한 공연에 기대한다 홍정희(무용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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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늘날 현대「발레」라면「베자르」가 이끄는「벨기에」의 20세기「발레」단, 「헬프만」이 이끄는「오스트리아」왕립「발레」단, 「엘리자베드」극장「발레」단과 이번 내한하는「프랑스」국립 현대「발레」단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한결같이「클래식·발레」가 지니는 회화성·조각성·「스펙터클」성 등 단지 보이는 장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또 그들이 갖는 뜨거운 무대는 그에 밑받침되어 있는 철학을 충분히 실증했다. 이중 68년에「오스트리아」「발레」단의 내한 공연 때 그 무대가 가졌던 색채며 음악, 그리고 혁신적인「레퍼터리」를 우리는 지금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유럽」이나 미국에서 다소 방법의 차는 있으나 고전으로부터의 탈출시도는 오늘날 세계적인 관심사라고 하겠다. 미국의「제롬·로빈스」가「뮤지컬」에 손을 댔고「프랑스」의 유명한 무용가이며 안무가인「롤랑·프티」가「발레」의 명문인 영국「로열·발레」단의「마고트·폰테인」·「뉴티예프」와 더불어「살바도르·달리」의 미술로『실락원』을 제작한 것도 고전에 대한 대담한 개혁이며 도전이라 할 수 있겠다. 외국「발레」계의 움직임은 현재 재미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겠다. 이런 때에 세계 굴지의「프랑스」현대「발레」단의 내한공연은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발레」계로서는 하나의 커다란 계몽이 될 뿐더러 일반「발레」애호가와 더불어 세계의 현대「발레」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눈을 넓히며 눈과 귀를 즐기는 등 많은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수준의 외국무용단의 내한공연은 계속되어야 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프랑스」국립현대「발레」단은『현대「발레」는 춤추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혼연일체가 되면서 도취하는데 그 진가가 있고 그러한 정열은 자유를 열망하는 현대인의 고민이다』고 주장하면서 세계공통의「무드라」(제스처)로써 현시대의 문제점을 제기하여 파문을 일으켰고 또한 끊임없는 탐구의 결과「발레」가 대중에게 보다 쉽게 폭넓게 접근하는데 성공했고 고전「발레」기법에 바탕을 두면서「발레」극의 차원을 높이고 군무의 동질성에서 탈피하는데 공헌했다.
그들은 편견 없이 모든 안무「스타일」에 관심을 가지고 그 속에서 현대의 전형적이고 고유한 개성을 끄집어내는데 무려 1백 여명의 예술가·안무가·음악가·미술가가 참가했다는 사실과「스트라빈스키」로부터「아친·세프」의「재즈」세계를 넘나들며 그들의 독창적인 언어와 매혹적인「스타일」로써 우리를 황홀경에 몰아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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