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사건 거의가 초범이다|대부분 청소년…99.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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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잇따라 저질러지는 살인·주거침입강도·「택시」강도 등 강력 사건의 범인들 가운데 초범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서울에서 발생한 강력 사건은 모두 94건. 경찰은 이중 72건을 해결했는데 검거된 범인가운데 14명(약 20%)만이 절도전과를 가졌으며 강력 사건 재범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범 자들에 의한 강력 사건은 범죄에 대한 강한 공포심 때문에 범행수법이 매우 잔학하고 침입하기 쉬운 아무 집에나 불쑥 들어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도망친다. 특히 청소년들이 자신의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우발적으로 첫 범행을 저지르고 있어 경찰은 초범 자에 대한 수법·전과기록 등 수사자료를 갖지 못해 범인 검거 율이 떨어지고 있다.
또 다른 집계로 서울시경이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 1월7일까지 일어난 살인3건, 강도살인 2건, 강도28건, 강간2건 등 모두 35건의 강력 사건 중 30건의 검거범인 49명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세미만의 미성년이 23명(47%)이나 되었고 대부분 국민학교만을 졸업(37명)했으며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윈 것(15명)으로 나타났다. 범인중 전과자는 겨우 4명뿐이며 99·2%가 초범 자. 대부분 일정한 직업과 주거를 갖지 못한 뜨내기인생(40명)으로 19건(63%)이 자신의 용돈이나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순간적인 충동으로 칼·망치 등 흉기를 무분별하게 휘둘렀다.
특히 강력 사건 중 11건(36%)이 대낮에 저질러져 초범 자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범행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봄나들이 철을 앞두고 더욱 강력 사건이 잇달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회·문화적으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결손가정출신의 청소년들이 용돈을 얻겠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친척집이나 침입하기 쉬운 남의 집에 들어갔다가 주인의 소극적인 반항에도 겁을 집어먹고 살인까지 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총·칼 등 흉기소지를 철저히 단속하고 막다른 길에 처한 청소년을 막기 위한 호소「센터」운영 및 새 마음 심어 주기「캠페인」등을 구상하고 있다.
정초이래 서울에서 발생한 강력 사건 가운데 동대문 청오 약국 강도(1월6일), 서부이촌동 노파피살(1월8일), 장위동 주부피살(1월10일), 가리봉동 노상강도(1월29일), 하월곡동 농협직매소 강도(1월31일), 장위동 3인조 강도(2월15일)등 주요 강력 사건과 신도림동「택시」강도 (1월10일), 노량진동「택시」강도(1월12일), 양평동「택시」강도(1월 16일), 독산동「택시」강도(2월5일)등 모두 22건이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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