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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생에게 주는 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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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학은 졸업 「시즌」을 맞았다. 4년간의 형설의 공을 쌓은 상아탑을 떠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는 졸업생들에게 각 대학총장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오늘을 사는 슬기로움을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있다. 다음은 서울대·연대·고대 등 여러 대학 총장들이 졸업생에게 주는 글을 요약한 것이다.

<후배 이끄는 새 인재 되자·한심석 서울대학교 총장>
우리대학은 해마다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나 졸업생을 맞이하는 사회는 국내외적 여건의 변동과 우리민족의 새로운 자주적 의욕의 생성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여러분은 이 순간부터 선배들이 마련한 과업을 이어받는 한편, 여러분에게 과해진 새로운 당면과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따라올 후배들을 위해 훌륭한 터전을 마련해야겠다.
우리 나라는 지금 어려운 여건 속에서 민족의 염원을 달성하고 국가의 자립발전을 기해야할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으므로 올바른 국가의식과 지도자적 봉사정신을 가져주기를 더욱 바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여러분들이 전공한 전문지식은 쉴 새 없이 진전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평생토록 공부하는 마음가짐을 변함없이 간직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분은 사회에 나가서도 여러분의 모교인 서울대학에 계속 깊은 관심을 갖고 모교의 발전을 위하여 동문의 협조가 크게 기여하는 새로운 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써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하는 바이다.

<역사의 추종 아닌 창조자·박동묘 성균관대학교 총장>
지난 4년 동안 여러분은 대학교육을 통해서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습득했을 뿐더러 사회인으로서 지녀야 할 행동규범이 무엇인가를 연구 정립했다. 그러나 대학생활이나 대학사회는 현실사회에 비해 이질적인 것이며 이상사회라고 볼 수 있다.
여러분들은 낡은 세대에 대체하여 국가민족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기성세대의 잘못을, 현실사회의 부조리를 직접 개선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고 자격이 갖추어 졌으니 이제는 그 책임완수라는 의무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역사의 추종자가 아니라 역사의 창조자인 것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낡은 것을 도려내는 것이 여러분들의 사명인 것이다. 고난이 거듭될수록 대학에서 닦고 기른 예지와 용기는 더욱 빛날 것이다.

<「아름다운 조국」 지킬 역군·김옥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이화의 동산에서 성숙하고 여성다운 지성을 갖춘 여러분은 부모의 사랑과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야 하며 오늘의 이 영광은 이 땅의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작년 11월 28일, 조국의 현실을 근심하는 이화의 수천 학생들이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대강당을 메우고 「아름다운 조국」을 위해 밤새워 기도하던 때 그 엄숙한 기도소리에서 우리는 조국의 내일에는 무한한 소망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이 자리에서 거듭 우리의 「아름다운 조국」을 지키고 발전시켜 더욱 「아름다운 조국」을 후배들에게 물려줄 결심을 굳게 해야 하며 「그리스도」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성·야성의 저력 발휘를·김상협 고려대학교 총장>
전진 양양한 희망과 의욕에 가득 찬 젊은 졸업생 여러분은 석탑 속에 있는 동안 어떠한 벅찬 도전에도 굴함이 없이 능히 이겨내고 항상 새로운 미래를 힘차게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치밀한 지성과 대담한 야성을 지니면서도 그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높은 차원의 전인적 인간형성에의 첫 수련을 끝마쳤다. 이제 그 지성과 야성의 저력을 마음껏 발휘할 때가 온 것이며 정든 석탑의 곁을 떠나 새로운 인생항로의 탐험 길에 오르는 여러분에게 우리가 항상 엄숙한 마음으로 합창해온 석탑의 지향목표인 자유 정의 진리의 탐구를 위해 영구 미완성의 자기교육을 지속하기를 당부한다. 호랑이해에 호랑이로서의 단련을 받고 떠나는 여러분의 앞날에 산야를 주름잡는 대지의 왕자호랑이의 패기가 함께 하기를 축원한다.

<거짓·위선·아집 버리라·박대선 연세대학교 총장>
우리는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있고, 이론과 실제의 모순도 있으며, 합리와 불 합리의 배반이 있고, 양심과 타협의 갈등이 있는 현실사회에서 양심의 명령에 따라 진실 되게 생활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녀야 할 것이다.
조국의 번영에 공헌하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가장 올바른 길은 양심대로 살고 책임 있게 활동하여 사회적 위치에서 책임 있는 존재가 되는 길뿐이다. 조국에 기여하는 길은 스스로 민주사회를 건설하는데 공헌하는 길 밖에는 없는 것이다.
이제 인생행로를 내다보며 자화상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싫든 좋든 기쁘든 슬프든 간에 그래야 할 그림이기에 거짓과 기만과 위선과 아집을 버리고 오직 아름다운 마음씨로 진실과 양심과 용기와 이상을 바탕으로 충실하게 그려 나가야 할 것이다.

<마음의 아름다움 가꾸라·김경주 숙명여자대학교 총장>
여러분은 지난 4년 동안 국가가 존재하여야 내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전공한 학문과 습득한 지식도 국가의 존립과 국가의 발전 밑에서 비로소 효용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4년간의 과정을 통해 전공한 학문의 향기 높은 진리를 여러분은 간직하게 되었다. 졸업 후에드 더욱 더 성실하면서 품위 있는 인격을 완성하고 마음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지성을 더욱 더 다듬어 나갈 것을 바란다.

<난국이길 건강한 젊음을·「존·피·데잉리」서강대학교 총장>
여러분은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생애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분이 당면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제들은 과거에도 있어 왔으며 건강하고 젊은 여러분은 교육의 힘으로 그것을 이겨 나갈 수 있다. 또한 서강대학교에서 최초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신 김수환 추기경과 미 국회의원 「자블로키」씨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 두 분은 각자의 국가를 위해 많은 일을 하셨으며 본교의 발전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나는 오늘 자랑스러운 자녀들의 졸업을 바라보는 부모님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의 지도와 사랑이 결실 할 것을 믿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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