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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급 사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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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제 원자재 부족현상이 광범위하게 무 자원국의 각종 물량수급계획에 차질을 주고 있다.
이 가운데 금년 중 두드러지게 국내에 나타날 현상의 하나가 종이부족 현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연초부터 종이소비 절약운동을 전개한다는 의도도 바로 이러한 전망에 대비, 사전에 최소한도로 종이파동을 막자는 데 뜻이 있다.
당초 금년도 「펄프」의 수요는 73년보다 4만t이 늘어난 33만 1천t인데 비해 국내생산은 불과 2만 4천t이며 나머지 30만 7천t을 수입으로 충당해야 한다.
그런데 수입하는 물량도 문제이긴 하나 보다 큰 애로점인 국제 「펄프」시세가 작년부터 등귀하기 시작하여 반 표백「펄프」(SKP) 기준으로 72년 중에 t당 1백 80불 하던 것이 현재는 5백 불을 육박, 3배 가량 뛰었다는데 있다.
이 같은 가격 동향으로 금년에 「펄프」수입에 지출해야 할 외화는 1억 5천 3백만 불로 잡고 있으며 이 중 상반기 중에 6천만 불을 금액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펄프」의 국제시세가 올라가는 만큼 물량이 줄어들 형편이다.
외화 할당액을 제한한 것은 원유도입에 10억불이상, 고철·원모·면사·우지 등 원자재수입에도 막대한 외화가 들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으로 정부당국은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펄프」의 국제시장 동향은 자원「쇼크」를 예견하고 여유 있는 외화로 이를 매점한 일본의 물량 확보책으로 인해 공급사정이 핍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기에다 미국·「캐나다」등 주요 원목 수출국가들이 자연자원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합판제조 등 가공도를 높여 가격을 올려 받고 있다. 그래서 원목공급이 상당히 핍박하여 국제 「펄프」시세의 앙등을 유발한 것이다.
물론 원목 도입시점이 호전된다 해도 국내 종이공급에 직접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국내시설은 일부 특수지를 빼 놓고는 화학「펄프」를 들여와 종이로 만드는 시설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절약에 앞서 「펄프」의 수요를 3만 1천 2백t 감축하여 작년수준인 29만 9천 8백t으로 조정하고 소비절약운동으로 이중 금액상으로 약 10%인 1천만 불을 절약할 것으로 보고 있어 「펄프」의 물량수급 자체가 「타이트」한데다가 국제시세 상승까지 겹쳐 종이난은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다.<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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