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빙상 변성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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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해 12월「링크」가 결빙되면서 두각을 보인 변성근은 나이 16세로 경희중 2학년에 재학중인 꼬마「스케이터」에 불과하나 내일의 대성이 기대되는 빙판의「호프」다.
『이번「시즌」에 들어 한번밖에 패한 적이 없어요.』-거의 전승을 기록했다는 본인 자신의 말보다는 전국무대에「데뷔」하자마자, 그것도 2학년의 몸으로 중학3천m와 5천m를 석권했다는 점에서 앞날의 기대는 크다.
더욱 변 선수의 집안은 부자 2대에 걸친「스케이트」가족-. 해방 전 개성 송도중 재학 때 전 조선대표로 활약했으며 현재 대한 빙련 이사로 있는 변철석씨(52)의 3남매 중 막내로서 부자간 2인3각 훈련이 남다른 성장을 가져온 셈이다.
『작년 겨울에는 산정호수「링크」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어요.』-「스케이팅」은 일동국민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했다지만 지난해 산정호수에서의 생활이 그의 급성장을 만든 전기였다는 본인 자신의 설명이다.
「데뷔」하자마자 빙상계에 돌풍을 몰아온 이 꼬마 선수는 지난해 12월 이후 회장기 쟁탈대회·작고빙상인 추모대회·중고대회 등에서 3천m와 5천m의 중학부를 모조리 석권, 체전빙상대회 남중부 5천m에서 단 한차례 퇴계원중의 유흥재에게 0.1초 차로 뼈아프게 우승을 잃었을 뿐-.
작년 11월 일동중에서 경희중으로 옮기면서 지도를 맡아온 조윤식 감독도 국내빙상계 제1의 유망주임에 틀림이 없다고 극구 칭찬이다. 현재까진 장거리에 치우친 경향이 없지 않으나「하이·피치」이기 때문에 단거리의 전환이 용이하며 더욱 뛰어난 각력과 인내력, 그리고 날씬한 체격이「올·라운드·플레이어」로서의 앞날을 더욱 보장해 준다고-.
3천m기록은 한국기록에 12초7이 부족 되는 5분6초5, 5천m는 아직도 9분대에 맴돌지만 두 종목 모두 중학기록으로선 뛰어난 것임에 틀림없다.
출전경험이 적기 때문에 생기는「게임」이 운영의 미숙과「밸런스」문제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연적으로 해결될 단점. 기록의 급성장은 단지 신장 1백61㎝와 체중 51㎏인 현재의 체격이 얼마나 불어 날수 있느냐에 달렸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이번「시즌」으로 1천5백m의 중학제패마저 노리는 이 꼬마 유망주는 해빙이 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면서 태릉에서 매일 5시간의 맹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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