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4년 부업전망(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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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공예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겠으나 수익의 「마진」은 다소 좁아질 것으로 본다. 몇 년 전부터 부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 중에서도 가장 손쉽게 착수할 수 있는 수 공예에 지망자가 많아졌으며 한편 경기후퇴기의 영향도 받기 때문이다. 물론 고급수예품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그것은 수요의 가치가 주관적으로 변동되기 때문이며 「인플레」심리에 자극 받아 무엇이든지 고급품이면 사두려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다.
투자부문에 있어서의 목적은 예금이나 증권과 같이 이득이 확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이득이 얼마인가를 기대하는 심리작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증권과 부동산투자이다. 작년 상반기에는 중권이 「붐」이었으나 하반기부터 부동산이 「붐」을 이루고 있다.
11월에 비수요기로 접어들고 자금출처조사 예고로 일시 주춤하더니 새해부터는 투자 열이 배가 된 듯하다.
기대의 작용에는 가수요가 따른다. 따라서 보통의 수요공급의 원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경제학이 가르쳐주는 수요공급의 원리는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고 값이 내리면 수요가 늘게 되는데 가수요는 값이 오를 때에 증가되고 내릴 때에 감소되는 것이다.
부동산과 증권은 이러한 가수요와 실수요가 엇갈리면서 수요공급의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판단이 복잡하고 어렵다. 또한 증권과 부동산은 서로 대체적인 투자대상으로서 한쪽의 수요가 늘면 한쪽이 감퇴되기 쉽다. 73년에는 상반기의 증권 「붐」이 하반기에는 부동산으로 대체되었고, 74년 초에는 증권수요가 불투명하면서 부동산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10월 석유 쇼크이후 급격한 가격상승과 경기후퇴의 협공 속에서 경제전반의 불투명한 전망과도 관계된다. 「인플레」때에는 투자대상으로서는 증권이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경기후퇴가 겹치기 때문에 수요전망이 불확실한 때문이다. 「인플레」때는 기업자산의 명목가치가 그만큼 증가되므로 주식의 자산가치가 늘어, 수익도 초과이윤의 발생으로 증가된다. 아무튼 「인플레」때는 기업이 유리하고 소비자가 불리한 것이므로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투자가 다른 투자보다는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경기후퇴가 겹쳤기 때문에 기업의 초과이윤 발생은 정상이윤의 저하와 상쇄될 것이므로 총 이윤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며, 한편으로 「인플레」의 심리적 요인 때문에 환물 경향이 겹치고 있어 주식의 수요를 부채질하지 못한 것이다.
시중금리의 상승경향과 이에 따른 금리정책의 전망이 유리하지 않으므로 불안한 요인이 되고있어 73년도의 배당을 받을 3월까지가 주가반등의 기로일 것으로 본다. 오르면 내릴 수도 있고 내리면 반드시 오르게 되므로 그 시기가 언제인가에 달렸을 뿐이다. 그러나 주가와 수익을 비교할 때 이제는 투자유인의 충분한 시기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부동산 「붐」은 자재 값의 인상 등 물가상승에 원인이 있다고 말하나, 과연 자재가 그토록 부족하다는 것인가. 자재가 부족하다는 것은 수요에 대비해서 상대적인 것으로 보아야한다. 세계적 자원부족도 한편으로 인구격증이 수요의 절대적 수준을 상승시켰고, 한편으로 월남 및 중동전쟁에 물자를 많이 썼기 때문이지만 그토록 수요의 격증이 계속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건축자재는 대부분 국내생산이 가능하므로 조속히 가격의 현실화만 이루어지면 지나친 가수요는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건축비가 평당 1만5천 원에서 3만원으로 2배가 될 것이 예상될 때 3만원이 될 때까지는 가수요가 이득을 남길 수 있으나 3만원이 된 후에도 똑같은 이득이 남는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이때는 6만원이 될 전망이 또다시 계속되어야 하는데 가격이 오를수록 이를 상승시킬 실수요의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더 들기 때문이다.
서울 영동의 땅값이 2배가 되었다고 할 때 그렇다고 앞으로도 2배가 되려면 평당 1만원에 산사람은 2만원이 되어야 하고 그때 산사람은 4만원이 되어야 한다는 셈이 된다.
따라서 2배를 꿈꾼 가수요자에게는 그 기대에 어긋나는 시기가 반드시 생기며 그때에 기대의 작용은 반대로 투매 현상으로 바뀐다.
은행저축과 단기금융은 무엇보다도 안전한 것이 장점이다. 언제나 정액의 원본과 이득(과실)을 받는다. 과실이 커도 원본이 불안하면 덕될 것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원본이 안전한가는 어떤 투자의 경우든 생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물가상승이 원본의 실질적 가치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투공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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