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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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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5일은「크리스마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날은 우리나라에서도 축제일로 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축제일은 좋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선물의 꿈이 있는 이날처럼 기쁜 날도 드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축제일이 적은 나라는「루마니아」로 6일밖에 없다. .가장 많은 것은「인도네시아」의 21일,「프랑스」·「네덜란드」·「노르웨이」·일본 등은 모두 12일씩 있다. 노는 날이 많을 듯한 미국은 9일이며, 영국에는 7일밖에 안된다.
다만 이른바 선진국들에서는 휴일과 일요일이 겹쳐지지 않도록 바뀌어져 있다. .가령 2월22일의「워싱턴」탄생일은 2월의 제3월요일로 정하고 있다.
여기 비해 이른바 개발도상국들은 축제일이 많다. 「이집트」는 15일, 「버마」는 16일, 인도·「이란」등은 18일씩이다.
이 밖에도「스리랑카」에서는 내무부 장관령으로 수시로 공휴일을 마련할 수 있다. 「필리핀」에서도 대통령 포고로 해마다 10일의 공휴일 이외에도 그 해만의 휴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많은 해에는 8일씩이나 공휴일의 덤이 붙는다.
「이탈리아」에는 묘하게 반휴일이란게 8일이나 있다. 전휴일로 12일이나 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11일밖에 없다. 축제일수로만 따진다면 우리나라는 분명 중진국 수준을 넘어선 나라라 할 수도 있다.
축제일에는 그 나라의 종교와 관계되는 것이 많다. 그렇다고 축제일이 반드시 국민전체의 공휴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라에 따라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인도네시아」에서는 21일의 공휴일 중에서 기독교와 관계되는 것이 5일이다. 회교도만을 위해 마련된 휴일이 8일이다.
우리나라에는 불교신자의 수가 기독교 신자의 수보다 월등히 많다. 그래도 석가탄일은 공휴일이 못되지만「그리스도」의 탄생일은 어엿한 공휴일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불교계에서는 해마다 석가탄일을 공휴일로 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과히 이치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다만 축제일이란 국민생활과 깊이 직결되어 있어야만 한다. 곧 온 국민의 공감 위에서 마련된 것이라야 참다운 축제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초에 우리나라에서 성탄일을 공휴일로 만든 것은 기독교 신자들만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성탄일의 정신은 사랑과 복음에 있다. 그것은 꼭 기독교 신자에만 어울리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또한 이렇게 범종교적인 의의를 안겨 줄 때에만「크리스마스」도 참다운 축제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사람들의 발길은 자선남비 앞을 그냥 지나쳐 버리고만 있다. 날씨가 너무 추운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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