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구 엄정욱 1군 오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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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의 공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백마일 투수' 엄정욱(22.SK)이 시범경기 첫 승을 따내며 1군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엄정욱은 지난 15일 현대와의 시범경기에서 0-0이던 6회초 세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팀 타선의 지원으로 행운의 승리를 올렸다.

SK는 3-0으로 이겼다. 단 16개의 투구로 올린 시범경기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지만 엄정욱이 자신감을 가졌고, 상대가 그의 존재를 실감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엄정욱은 지난해 다섯 경기에 출전,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직구 스피드 1백56㎞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1백60㎞를 스피드건에 새긴 광속구투수다. 스피드건의 종류와 찍는 위치에 따라 수치가 달라 '공인'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국내에서 가장 빠른 공임에는 틀림없다.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직구는 모두 1백50㎞가 넘었다. 최고구속은 1백54㎞.

엄청나게 빠른 공을 가지고도 제구력 불안과 자신감 부족으로 1군 엔트리에 끼지 못했던 엄정욱은 첫 경기에서의 승리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개막전 1군엔트리 진입이 유력해졌다.

한편 시범경기 첫날 삼성과 기아는 9회에만 5점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6-6으로 비겨 올시즌 강력한 라이벌 카드임을 확인했다. 기아의 리더 이종범은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로 날았고, 삼성 선발 김진웅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태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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