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교사로서의 어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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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린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역사를 변혁시킬 만큼 큰 인간이나 창조적인 예술가로 될 수 있는 반면 우둔한 어른이나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이런 가능성을 좌우하는 사람은 그 어머니이다. 「예일」 대학 「에드워드·지글러」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인간 형성의 반 이상이 이루어지는 생후 5년까지 어린이들은 주로 어머니와 접촉하며 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단순한 어머니의 역할뿐 아니라 교사의 역할까지 겸해야하는 것이다.
구미에서도 유아 교육의 「포인트」는 어머니와 어린이를 함께 교육시키는데 두고 있다. 6살 미만의 아기들은 접촉이 가장 빈번한 어머니를 모방하며 자라기 때문이다.
김재은 교수 (이대 교육 심리학)는 유아를 올바로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어머니들 자신이 스스로 어린아이를 이해하는 방법, 언어와 지능, 건강한 육체를 길러주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사랑과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거기에 필요한 지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어머니들이 공부는 국민학교 입학 전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입학전 가정 생활에서 어머니의 생활 습관·태도·성격을 통해 어린이들은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홍우 교수 (서울대사대)는 유치원이나 미술·음악을 가르치는 학원 등에 어린이들을 보내면 가르치는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어머니들이 있지만 『유아 교육의 장소는 유치원이나 학원이 아니라 가정』이라고 강조한다.
이종승씨 (행동과학연구소)는 어머니들을 교육시키는 주요 목적은 자녀에 대한 성취 기대를 크게 갖는 것,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도록 해주는 것 등 심리적인데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라고 할수 있다. 잘 알려진 「에피소드」로 「윈스턴·처칠」이 학교에서 늘 낙제만을 하다 교장 선생과 어머니가 자신에게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성적이 올라갔다는 것은 성취 기대가 작용하는 영향력을 실감하게 하는 예이다.
자녀에게 성취 기대를 갖는다는 것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목표를 강요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녀에게 『더 잘할 수 있다』는 목표를 내세우면 자녀는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아 교육에서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교육 심리 학자들은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믿음 때문에 똑똑한 사람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스스로를 바보라고 믿는 사람은 그 반대라는 것이 밝혀진 때문이다.
자신감이라는 말과도 통하는 이 긍정적 자아 개념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는데 어머니들은 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나·둘·셋을 잘 세지 못한다 하여 『그것도 못해』라고 핀잔을 준다거나 이웃집 다른 어린이나 형제들과 비교하여 『너는 왜 그렇게 못하니』하고 자존심을 꺾는 말은 어린이에게 부정적 자아 개념을 심어주게 된다.
「헤드·스타트」라고 하여 되도록 이면 일찍부터 유아를 교육시키자는 「프로그램」이 교육계 일부에서 짜여지고 어린이 회관·주부 교실·행동 과학 연구소·이대 인간 발달 연구소·새싹회·대전 교육대·대구 계명대 등 몇몇 곳에서는 유아 교육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지만 각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어린이를 키우는 방법을 스스로 배워가며 교사로서의 어머니 역할을 깨달아야한다고 교육자들은 의견을 모았다. <박금자 기자><끝>

<시리즈 차례>
①언어 생활
②놀이
③성격 형성
④신체 발달
⑤교사로서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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