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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마음 어루만져 줄 우리 시대 어른 손 되시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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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왼쪽부터 한비야, 정호승, 안성기, 김종철, 황정민.

새해,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서임이라는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 천주교의 경사를 축하하면서 각종 갈등과 분열이 심화하는 요즘, 한국 사회의 중심을 잡아줄 큰 어른을 기대하는 문화계 인사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직함 뒤에 세례명)

◆정호승(시인, 프란치스코)

 우리 사회와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이고 서로의 주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 가톨릭 교계나 우리 사회에는 화해보다 갈등이 심화한 부분이 많다. 추기경께서 그런 마음을 다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우리 시대 어른의 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천주교는 세계에 유례가 없이 거의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했다는 것은 순교 정신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라는 생각이다.

 ◆한비야(UN자문위원 , 비아)

 추기경을 포함한 사제는 신자(양)를 돌보는 목자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제들에게선 ‘양의 냄새’가 나야 한다고 말했었다. 새 추기경께서 길 잃은 양떼를 잘 이끌어주시길 바란다. 힘없는 사람들의 힘이 되고,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고, 희망이 없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는 교회가 됐으면 한다.

◆황정민(KBS아나운서, 아녜스)

 우리 사회에는 갈등과 분열로 상처받은 사람이 많다. 전적인 신뢰를 받는 분의 ‘중조(거중조정의 줄임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

 ◆김종철(시인·한국가톨릭문인회장, 아우구스티누스)

시대적 요청이라는 미명 하에 사회의 이곳저곳이 멍들었다. 이제는 기도의 소출을 골고루 나눌 때다. 우리 사회의 긍정성을 회복시켜주시길 바란다.

 ◆안성기(배우, 사도 요한)

 신앙심을 삶의 중심으로 두는 데 힘을 실으실 것 같다. 기대가 크다. 신앙의 힘이란 기복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함으로써 그것이 적절한 힘이 되어 돌아오게 하는 것, 남을 어떻게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성찰과 스스로 일어나려고 하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의 시대에 그런 근본적인 신앙심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일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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