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에 평화학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전쟁 반대 「피키트」를 들어왔던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이제 지구상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비인간적인 사태들에 대한 항거로서, 그리고 젊은 양심의 튼튼한 유대를 위한 절실한 요구로서 「평화학」에 관심을 쏟 고있다.
1970년 이전만 해도 생소하게 들려왔던 이 평화 학은 현재 미국의 각 대학에서 상당한 속도로 「붐」을 이루고 있어 학계의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났다. 국제법이나 국제 외교의 한 분야로 취급되는 이 평화학은 「베트남」 전쟁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젊은층에게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되는데 대학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응해주고 있다.
현재 미국의 53개 대학에서 이미 평화학 연구 「프로그램」을 정규 과목으로 진행시키고 있으며 많은 대학에서 최소한 한 강좌라도 강의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서까지 학과목에 이 분야를 넣고 있는데 「뉴요크」 대학에서 평화 연구 강의를 하고 있는 정치학자 「제임즈·크라운」 교수는 『고등학교에서부터 평화학 공부를 하게 된다면 대학에선 실제적으로 더 고차원적인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분야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평화학 강의는 학교마다 특색 있게 꾸미고 있어 여러 관련된 과목을 합께 진행시키고 있다. 어떤 대학에선 학생들 스스로가 연구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도 대부분 학생들의 요구에 의한 분야인 만큼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참작된다는 것이다.
「켄트」 대학에선 학생들이 평화학을 75학점을 따야하는 전공 과목으로 바꿀 수 있게 했는데 주로 사학·경제학·인류학·사회학과에서 신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선 4∼16학점의 실습이 포함되는데 사회 단체 활동이나 국제 개발 계획에 참여하는 것 등이다.
콜게이트대 (「뉴요크」주「해밀턴」)도 역시 평화학 전공을 허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최초로 평화학 교수를 두었다.
한편 「맨해턴」대는 이것을 이중 전공제로 하여 평화학과 또 하나 이에 비슷한 과목을 선택하여 3학년 때에 가서 하나를 전공으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대 (「미주리」주)는 평화학 전공 과목으로서 「문화와 평화」 「미술과 문학」이 폭력에 미치는 영향의 연구 그리고 전쟁의 원인을 다루는 「평화의 병리학」등을 넣고 있다.
「데이튼」대 (「오하이오주)에선 학생들이 운영하는 평화학 연구소에서 강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으며 대학 측에선 단지 이것들을 선택하는 일만하고 있다. 지난가을 학기의 강의는 「개발 도상 국가」의 경제 「현대 사회에서의 성 문제」 등이 포함되었다.
평화학을 강의하는 교수들은 평화라는 것이 단순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정도를 넘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전쟁은 인간 생활의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유식한 인간들이 저지르는 하나의 탈선 행위라고 지적한다
「맨해턴」대의 「조지프·파헤이」교수는 『평화학은 바로 인간성의 올바른 개발』이라고 말했으며 「예일」 대학의 「데이비드·슈멜」 교수는 『평화학 연구는 결코 수사학적 연습이 될 수는 없다.
현재처럼 평화라는 것이 말장난으로 자꾸 강조될 수록 진정한 평화는 멀어 저만 갈 것』 이라고 주장하면서 『따라서 평화학 연구의 목적은 실제적인 행동에 평화를 심는 것으로 예를 들어 사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죽이는가를 배우는 「웨스트·포인트」에 다가 평화를 위해 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세븐틴」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