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트랑제>생화학의 세계적 권위 「부테난트」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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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성「호르몬」에 관한 연구로 39년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으며 독일 「막스·플랑크」 과학 진흥협회 명예 총재인 「아돌프·프리드리히·요한·부테난트」(70)박사가 부인과 함께 27일 하오 8시 KAL기 편으로 내한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나 한국에 관한 여러 가지는 들어서 잘 알고 있다. 이번 방문 길에 한국 과학계도 둘러보고 관광도 하여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가겠다.』
1929년, 겨우 26세의 젊은 나이에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론」의 신비를 구명함으로써 성 「호르몬」 세계의 문을 연 최초의 과학자가 됐다. 1931년에는 남성 「호르몬」 「안드로스테론」을 분리, 이들의 구조식도 밝혀냈다. 이 같은 성「호르몬」분야의 찬란한 업적으로 그는 겨우 36세에 영예의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특히 생화학을 전공하게된 동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물질과 생명이라는 두 극에 관련된 문제는 나의 연구 의욕을 불러일으켰는데 생화학은 생명의 탐구에 유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해도 생명의 신비만은 파헤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많은 생화학자들이 생명을 합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나 「바이러스」 정도의 합성은 몰라도 세포단위의 생명을 합성하는 것은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할 것으로 안다.』 「부테난트」 박사는 1936년부터 과학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영예스러운 자리인 「막스·플랑크」 생화학 연구소 소장직에 선임되어1972년까지 35년간 이 연구소를 이끌어왔다.
현재 몸담고 있는 「막스·플랑크」 과학 진홍협회는 1911년에 창립되어 현재까지 「노벨」상 수장자만도 「아인슈타인」을 비롯해서 30여명을 배출해낸 세계 굴지의 과학 연구소로 의학·생화학·경제학 등 50여 개의 전문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초과학 진흥 없이는 사회발전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부테난트」 박사는 과학의 순수성을 강조했고 총재 재임중 기초과학의 진흥에 특히 힘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과학자의 국제 교류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부테난트」 박사는 11월5일까지 머무르면서 한국 과학원·한국 과학기술연구소·서울대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며 「연구의 대상과 그 진흥」이란 주제로 한국 과학기술연구소에서 화요일(30일)에 일반 강연회를 가졌고, 수요일(31일) 「분자생물학의 과제」라는 주제 하에 연세대에서 학술 강연회를 가졌다. <이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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