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정화의 총아-활성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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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보사부는 시판중인 경성 합성 세제를 연성으로 바꾸어 주도록 상공부에 건의하고 나섰다.
경성 합성 세제의 심각한 부작용이 문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성이든 연성이든 상수도를 오염시키는 것은 마찬가지. 단지 연성의 경우는 「박테리아」에 의한 분해가 가능, 위험이 적다는 것뿐이다.
그러면 합성 세제의 심각한 오염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미국을 비롯, 일본 영국 서독 등에서는 활성 탄을 정수 과정에서 사용, 합성 세제의 오염을 제거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활성 탄이란 간장 담글 때 냄새와 색깔,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넣는 숯을 섭씨 8백∼1천도로 가열하여 흡착 능력을 고도로 증가시킨 제품이다. 또 제법에 따라 염화아연 법·수증기법 등 3가지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 활성 탄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지금도 널리 쓰이고 용도는 퍽 다양하여 우리가 먹는 설탕·조미료 등의 탈색제·양조·제약·유지 생산에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이처럼 널리 쓰이는 활성 탄의 빼어난 탈색력·탈취력·흡착력을 상수도원의 정수에 이용하면 냄새·오물·합성 세제 잔존 물을 없애주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연간 생산량 35만t 이상의 활성탄 중 40%를 수돗물 정수에 사용하고있다.
활성탄의 우수한 합성 세제 제거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미국 「데이터」를 원용하면 종래의 활성 오니 법정수로는 합성 세제 55%를 제거할 수 있었으나 활성 탄을 쓰면 95%가 제거되며 전해 투석 법을 쓰면 98%까지 제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리 효과가 좋다해도 비용이 너무 들면 실효가 없는 일. 관계자 추산으로는 수돗물 1t 생산에 1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되리라 한다.
서울 시민의 젖줄인 한강의 합성 세제 오염도가 국제 경고 치인 0.5 PPM을 넘으며 특히 청계천의 경우 4.3∼4.8 PPM까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꺼번에 실시가 어려우면 한강 하류 쪽에 취수장을 두고 있는 수원지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연간 활성 탄 생산량은 5천여t으로 이 가운데 1천여t이 일본 및 동남아에 정수용으로 수출되고 있다.
활성 탄으로 상수도를 정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당국의 적극적인 검토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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