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전남 금산사→무악산-조필대<이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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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왕이면 명승지를 포함한 등산이 더욱 좋다.
실은 금산사는 호남선 김제역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지만 수시로 차를 탈수 있는 점에서 전주의 금산사처럼 제목을 내세워봤다.
해가 짧은 계절이므로 당일코스는 일찍 떠나야 하겠다. 토요일 오후에 집을 나와서 그 날은 전주서 자고 다음날 일찌감치 무악산(793m·무악산이라고도 함)에 올랐다가 국보절 금산사를 보고 돌아오면 흐뭇한 중거리여행을 정한 1박2일 코스가 되겠다.
전주에는 꽤 볼만한 곳이 있어 당일코스로 통과하기에는 아깝기 때문이다.
시내에만도 옛 성터자리에 풍남문(1767년 영조때 건립)이 있고 멀리 태종왕때(1410년) 세워진 경기전에다가 전 시내를 바라다 볼 수 있는 오목대(이태조가 왜적을 물리치고 승전축하잔치를 벌인 곳)등이 있다. 특히 덕진지(중심부에서 2㎞쯤)는 경치도 좋거니와 이씨 시조의 묘소가 있어 흥미롭다.
무악산은 등산구까지 시내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있어 매우 편리. 거리는 약10㎞. 구이행 버스인데 구이는 완주군의면 소재지로 중학교와 큰 저수지가 있는 곳.
산은 이미 버스에서도 보인다.
마을에서 1.5㎞쯤 서쪽으로 개울을 따라 오르면 느슨한 경삿길 위쪽골짜기에 대원사가 나타난다.
마당에 4백년 묵은 감나무가 감을 1만개나 달고 있어 이 절 스님은 자랑했다. 절은 작아도 금산사보다 1백년이나 앞선 신라 문무왕(제30대·661∼681년) 17년에 창건, 후에 유명한 진묵 대사가 중건했다고 역시 이 절 스님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절앞 개울이 좋으며 여기서부터 약1㎞지점인 수왕암까지는 상당히 가파른 산길이다. 진묵 대수가 공부하던 토굴이 있고 아주 물맛이 좋은 약수가 있다.
여기서 잠시 쉬다가 조금만 오르면(약5백m) 무악산 주 능선에 선다. 본시 이 지역은 수목이 많았으나 소위 인공때 도벌이 심해 지금은 무악산 동편 산록과 산복에는 나무가 거의 없다. 그러나 능선에는 옛적부터 유명한 일면의 갈대밭이어서 특이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아래로 규모가 큰 구이저수지와 전주평야가 조망되어 통쾌. 능선에서 다시 2㎞쯤으로 정상에 선다. 금산사가 멀리 서쪽 골짜기 끝에 망시된다.
내려가는 산길은 한참동안 갈대밭이 계속되다가 마침내 숲속 길로 변한다. 길도 좋고 내리막이라 절로 노래가 나오는 오솔길을 3㎞쯤이면 맑은 개울이 흐르는 계곡길. 절은 곧이다.
금산사 일대는 자연공원처럼 춘추의 놀이터로도 유명한 곳. 이 걸은 신라36대 혜공왕 2년 (766년)에 구표율사에 의해 창건된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다. 「삼층미록 전」이 그것인데 1602년에 수문 대사가 35년이란 세월을 들여 완공시킨 각 부처도 한국 최대. 여기서 전주시는 약 28㎞지만 김제읍은 16㎞. 귀로는 기차편이 빠르다. 절에서 김제는 버스가 자주 다닌다. <끝>

<교통·숙식>금산사아래 1박6백원의 여관 두어 곳
◎서울∼전주 고속버스1천40원, 약3시간 소요. 기차 특급9백40원, 보급7백30원. 서울∼김제 특급9백30원. 전주∼구이 20리, 30원. 금산사∼김제 40리, 55원. 택시도 자주 들어온다. 물론 기사와 반대코스도 가능. 길은 초행자라도 안심하고 갈 수 있은 외길이다. 힘들지 않는 코스이므로 부녀자들에게 특히 적합. 김제역발 서울행 16시4분, 16시41분(둘다 특급), 서울착 저녁8시∼9시께. 23시52분(급), 0시17분(특)발차는 각각 새벽5시께 서울도착.
◎금산사 아래에 식당·음식점 다수. 여관은 금산여관외 2∼3집. 1박2식 6백원. 구이에는 여인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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