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국민'의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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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회 대통령배 축구대회 패권이 경찰청과 국민은행의 대결로 압축됐다. 14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경찰청은 4강에 유일하게 올라온 대학팀 숭실대를 연장전 끝에 눌렀고, 국민은행은 서울시청을 2-1로 물리쳤다.

1996년 창단된 경찰청은 창단 7년 만에 대회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무늬는 실업이지만 실력은 프로'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국민은행은 통산 여섯번째 우승을 넘보게 됐다.

경찰청-숭실대 전은 숨가쁜 접전이었다. 경찰청은 체력이 좋은 숭실대에 맞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다 역습으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양팀 모두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후반 90분을 득점없이 마쳐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숭실대는 이번 대회 토너먼트 세 경기를 모두 승부차기 끝에 올라온 팀. 경찰청으로선 당연히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기회는 연장 전반 10분에 찾아왔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성호상이 오른발로 감아찬 공은 상대 수비벽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행운의 골든골이었다.

경찰청 김기복 감독은 "지난해 추계연맹전에서 창단 후 첫 우승을 한 것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서울시청 전은 국민은행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국민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두차례나 해트트릭을 기록한 서울시청의 스트라이커 김승호를 꽁꽁 묶으면서 주도권을 잡아갔다.

후반 4분 윤상혁의 프리킥을 성종현이 헤딩골로 연결해 선취점을 뽑은 국민은행은 28분 골키퍼의 머리를 살짝 넘기는 이수철의 재치있는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서울시청은 종료 1분 전 김승호의 골로 겨우 0패를 면했다. 결승전은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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