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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미 안보협의회의는 1·21사태 이후 해마다 열려온 정례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정기적으로 한·미 안보관계자들이 한반도의 정세를 놓고 직접 회동하여 한국에 대한 위협의 요소와 그에 대한 방위능력을 평가하는 모임이라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중요시하는 회합이다.
특히 이번 한·미 안보회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이 쓸리고 있었다. 그 하나는 지난 1년간 객관적인 한반도 정세가 문자 그대로 혼동을 거듭했던 것인데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의 안보관계자들이 어떤 분석·평가를 내릴 것인가 하는 점이며, 또 하나는 해마다 삭감추세에 있는 미국의 대한군원에 대해 미국 당국이 어떤 해결방안을 제시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그 공동성명을 보면 우선 한·미 양측은 한반도를 에워싼 정세분석과 그 평가에 있어 위협이 상존 하고 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반도 정세는 지지부진했지만 남북대화가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정세 또한 과거보다는 현저하게 완화되었다는 평가도 있어, 얼핏보기에 한반도의 긴장은 이제 완전히 제거된 것처럼 말하는 측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유 국방이 지적했듯이 남북대화의 진전여하와는 관계없이 북한의 공격능력은 증가되었으며, 하물며 그들의 적화전략이 변경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위협이 상존 하고 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은 매우 타당하다.
한·미간의 정세분석이 이처럼 일치되면 그 밖의 기술적인 문제는 그에 따라 자동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공동성명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확인, 주한미군의 계속유지, 군 원의 계속, 방위산업의 육성에 합의를 보았다고 천명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공동성명서에서 또 한가지 미국 측이 『앞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원조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충족하도록 노력』할 것을 보장한 것도 하나의 성과였다 할 것이다. 이같은 합의에 대해 미 국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를 계속 주목하려고 한다.
이번 한·미 안보협의회의와 더불어 미 국회의 대한인식이 새로워지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미 국회 일각에서는 한반도 정세의 변화와 더불어 주한 미군은 물론 대한군수조차 재검토해야 한다는 소리가 있다.
그러나 주한 미군의 계속유지나 대한군원은 비단 한반도의 안정과 긴장완화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좀더 크게는「아시아」전역의 안정과 미국자신의 안보와도 직결된다는 사실을 수유라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이점에서 미 국회는 과거 누차에 걸쳐 미행정부 당국자가 약속한바 있는 대한방위공약을 실현하는데 인색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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