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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내실 다질 총서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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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중문학 전문의 살림출판사가 방대한 분량의 기독교 관련 서적을 내놓는다. 이 출판사가 기획한 기독교 신학 시리즈는 모두 세 종류. '우리 시대의 신학총서''현대 신학자 총서''초대교부철학-설교집'이 그것이다. 각 시리즈 모두 수십권이 계획돼 있다.

우선 '우리 시대의 신학총서'로 미국 웨스턴켄터키 대학 교수인 로널드 내시의 '신앙과 이성'(이경직 옮김), 레드랜즈 대학의 리처드 칼슨 교수가 편집한 '현대 과학과 기독교의 논쟁'(우종학 옮김), 시카고 대학의 윌리엄 슈바이커 교수의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윤리'(문시영 옮김)가 1차로 나왔다.

먼저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기적과 부활은 과연 가능한가' 라는 의문을 한번 정도 품었거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고 대답에 궁했던 경험이 있다면 '신앙과 이성'이 좋을 듯하다. 인간에게 주어진 이성보다 더 큰 '이성'으로 기독교가 합리적인 신앙이라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물리학과 신학을 공부한 칼슨교수의 '현대 과학과 기독교의 논쟁'은 과학과 신앙의 행복한, 혹은 불행한 만남을 세세하게 그려냈다.

누군가가 맡았을 법한 우주의 '설계'를 밝히려는 인간의 노력,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오늘날의 인간복제까지, 인류 역사에서 신앙과 과학은 화합과 반목을 거듭해왔다.

특히 다윈의 진화론은 성경의 권위를 뿌리째 흔들었으며, 진화론으로 인한 '창조-진화 논쟁'은 지금도 각국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칼슨은 '과학은 신앙을 방해하는가, 과학과 신학은 숙명적으로 갈등 관계인가'라고 논란을 벌이는 주체들을 네 부류로 나눈다.

과학만이 진리에 닿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 과학주의자, 일부 과학이론과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되 최종적인 권위는 어디까지나 성경에 있다는 창조론자, 어떤 위대한 설계자가 있어 이 우주의 현상들, 예컨대 단백질의 조합 같은 것을 관장했다는 지적 설계론자, 과학과 기독교가 상호 작용을 하지 않는 평행관계라는 상호 독립주의론자가 그들이다.

기독교 윤리학 교수인 슈바이커의 '포스트 모던 시대의 기독교'는 지난해 9.11 테러 때부터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까지 미국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는 책이다. 민족과 국가 간 갈등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독교 윤리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힘이 크게 증대된 현대에 맞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고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윤리를 추구할 게 아니라 과거의 도덕을 재발견해야 한다고 맞서는 사람들의 입장을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수천년 전 유대민족의 윤리에서 해답을 찾는 것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대 신학자 총서'는 칼 바르트와 루돌프 불트만.칼 본회퍼 등 외국 신학자 21명과 김재준.안병무 등 국내 신학자 6명의 평전을 담는다.

그리고 '초대 교부 철학-설교집'은 아우구스티누스 등 초대 교회의 아버지들의 저작 37권을 번역한다. 시리즈 모두 40~50대 학자들이 번역과 집필을 맡는다.

살림출판사의 심만수 대표의 설명처럼 이 기획들은 양적 성장을 이룬 국내 기독교가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양식을 내놓기 위한 것이다. 저자들 대부분이 철학과 신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아무리 뜨거운 이슈를 다루는 책일지라도 반기독교적인 내용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정명진 기자

<바로잡습니다>

3월 15일자 27면 '기독교 내실 다질 총서 나온다'기사의 그림 설명 중 라파엘로의 '그리스도의 부활'은 '변용'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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