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욕심 버리고 마음 느긋하게 … 시간 나면 걷고 또 걷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김수정 기자

2014년 갑오년(甲午年) ‘푸른 말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유독 진취적이라는 청마의 해다. 청마는 젊음의 상징이다. 한낮을 뜻하는 정오도 십이지 중 말을 뜻하는 ‘오(午)’에서 비롯됐다. 말은 겉보기에도 생동감이 넘친다. 탄력 있는 근육, 미끈한 체형,기름진 모발, 탄탄한 다리가 역동적인 이미지다. 인간에게 친숙한 가축인 말은 머리도 영리하다. 우리 조상은 ‘노마지지(老馬之智)’라고 해서 말의 지혜를 칭송했다. 그래서인지 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치가 있고, 성격이 밝다. 건강을 다짐하는 새해다. 지칠 줄 모르는 청마처럼 건강해지는 방법이 있을까. 경륜과 열정으로 의료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1966년생 말띠 의사들에게 직접 들어봤다.

군것질은 적 … 채소·과일 드세요

혈관건강 말은 ‘탱크’ 같은 심장을 지녔다. 500㎏의 말이 시속 60㎞로 달리기 위해서는 강한 심장이 필요하다. 심장과 혈관은 간과 달리 재생되지 않는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혈관건강은 심혈관질환과 직결된다. 치매도 혈관건강과 관련이 깊다. 치매 환자의 대다수가 혈관성 치매다. 혈관이 병들면 심장과 뇌도 병드는 것이다.

건강한 혈관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매 식사마다 섭취 칼로리를 가늠하면 소식하는데 도움 된다. 밥 한공기는 300㎉이지만, 과자 한봉지는 500~600㎉에 달한다. 군것질을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바꿔보자. 나트륨 섭취는 최대한 줄이고, 섬유소 섭취를 늘린다. 이 교수는 “간식으로 구운 천일염을 소량 찍어 먹는다”며 “추위에도 1시간씩 걷는 것이 건강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상철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순환기내과) 교수

적절한 체중 유지가 소화기관에 ‘약’

소화기 건강 말은 우수한 소화력을 지녔다. 같은 우제류 동물 중 덩치가 비슷한 소는 위가 4개인데 반해 말은 1개다. 매우 긴 장을 지녔다. 그만큼 소화효율이 높다.

사람의 소화능력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소화기관 건강은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신트림을 유발한다. 위궤양이 있으면 구토가 나고, 식욕이 떨어진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더부룩함·설사·변비를 유발한다. 치질은 배변활동 자체에 어려움을 준다. 다만 간·췌장 같은 장기는 나빠져도 별 증상이 없다.

복부비만은 소화기관 건강에 치명적이다. 흡연이나 알코올 섭취도 건강에 나쁘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정기검진도 매우 중요하다. 차 교수는 “지난 2000년 금연했다”며 “매년 검진을 받고, 곧 운동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상우 순천향대 서울병원(소화기내과) 교수

40~50대는 운동 강도 70~80%가 적당

근골격계 건강 말은 며칠 밤낮을 달려도 지치지 않는 근육과 골격을 지녔다. 근육과 골격은 우리 신체의 중심이다. 근골격이 튼튼해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근골격에도 변화가 생긴다. 퇴행성변화가 찾아오는 것이다. 근골격은 쓸수록 건강해진다. 퇴행성변화를 피하는 방법은 꾸준한 운동이다.

운동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2·30대 젊은층은 자신의 능력에 맞춰, 40·50대는 최대능력의 70~80% 강도로 운동한다. 평소 시간이 없다면, 출퇴근 시 짧은 거리는 걷는 게 좋다. 근골격질환의 양상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50대 전 근골격질환은 주로 외상이, 50대 이후에는 주로 퇴행성질환이 원인이다. 이 교수는 “점심시간 같이 틈틈이 병원 내 헬스장을 이용하고 있다”며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건강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우석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정형외과) 교수

게임·전화번호 외우기 뇌건강 도움

정신건강 말은 온순하고 영리해서 사람을 잘 따른다. 판단력과 사회성이 좋다. 또 월등한 청각과 후각을 지녔다. 뇌는 몸무게의 2%를 차지하지만 에너지는 20%나 사용한다. 신경을 많이 쓰면 피곤한 이유다. 뇌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뇌 건강은 신체건강과 직결된다.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사고·정신활동·올바른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평소 느긋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한다. 스트레스는 뇌신경세포에 악영향을 미친다. 나쁜 감정은 두뇌의 정보처리능력을 저하시킨다. 적절한 정신활동도 중요하다. 독서, 장기 같은 게임, 전화번호 외우기 같은 활동은 뇌건강을 돕는다. 이는 치매와 기억장애 발생률을 낮춘다.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 그리고 만성질환 관리도 뇌건강과 직결된다. 높은 불륨의 이어폰을 오랫동안 착용하거나 비만하면 청각손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비염·축농증·알레르기질환은 후각기능에 이상을 초래한다. 황 교수는 “혈압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40세 이후부터는 뇌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승균 이화의대 목동병원 (신경외과) 교수

한석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