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조국 늘면 파국초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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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해설>
「리비아」의 서방4대 석유회사주식 51% 국유화조치, 원유가격의「배럴」당 6달러 요구, 「달러」이외의 판매결제통화 요청 등은 급진적인「리비아」의 국내정책에서 나온 것이기는 하나 자원「내셔널리즘」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는 중동산유국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중동산유국은 그동안 국제석유자본에 대해 70년 2월「테헤란」협정을 체결, 매년 원유공급가를 자동 인상토록 했으며 그후 계속 압력을 가해 공시가격기준통화인「달러」화의 가치하락보상(제네바협정), 변동환율제에 따른 공시가격「폴리팅」화 (제네바협정수정), 82년까지 51%경영참가실현(리야드협정)등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OPEC(석유수출국기구=60년 창설, 회원국 11개국)회원국의 일원인「리비아」가 「달러」대를 거부하고 경영참가를 일방적으로 조기 실현했다는 사실은 이미 체결된 협정을 완전 무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현 단계로서는 중동산유국들이 급진적인「리비아」의 조치에 뒤따를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외신에 의하면 여타산유국들도 태도를 명백히 못하고 당혹하고 있는 것 같다.
「리비아」의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에 대해「아랍」제국이 압력을 가하려는 정치적 목적까지 포함되어 있어 문제는 간단치 않다.
「리비아」의 조치에 대해 미국은 불매운동으로 대처,「리비아」를 고립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만약 중동산유국이「리비아」와 동조한다면 전면적인 석유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되면 석유를 25%수입하고있는 미국을 비롯, 중동 산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서구·일본 등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전세계 석유확인매장량 8백70억t(71년 말)가운데 중동·「아프리카」지역 매장량은 66·5%인 5백79억t, 생산양은 전세계 21억4천7백만t (70년 말 기준)중 42%인 8억6천5백만t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소비량은 4%정도에 지나지 않고 있다.
「리비아」의 원유매장양은 전세계의 5·5%인 3백억「배럴」, 72년 생산량은 4·1%인 1억6백70만t이다.
「리비아」는 총 수출액(68년 기준) 18억6천7백만불 가운데 석유가 99·6%인 18억6천만불을 차지하고 있으며 외화보유고는 20억불을 넘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석유를 채굴하지 않아도 견딜 수 있다고 호언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26년 이상은 원유를 채굴할 수 있는 나라이기도하다.
어쨌든「리비아」의 고 가격주장으로 전반적인「에너지」고 가격시대가 연출될 소지가 커졌으며 이는 한국에도 파급될 것인 만큼 앞으로의 추이를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 같다.

<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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