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 각색 조잡한 선현동상·경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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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선현들을 흠모하는 뜻에서 건국 각처에 세운 선현의 동상과 영정들이 표준에조차 어긋나게 조잡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 문화공보부의 조사결과 나타났다. 22일 문공부는 지난 6월25일부터 1개월 동안 전국의 공공기관과 공공장소에 설치, 봉안된 영정과 동상의 실태를 조사, 그 대부분이 조악한 것임을 발표했다.
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공공기관 및 공공장소에 설치, 봉안된 영정은 69종3백67점이며 동상은 33종3백63기로서 대체로 77종7백30점이다.
이들 영정·동상들은 1백 명 이상의 유명·무명작가에 의해 일정한 기준 없이 제멋대로 제작되었거나 업자에 의해 대량 제작판매 됐기 때문에 얼굴모습이 제각기 다를 뿐 아니라「시멘트」「플라스틱」등 값싼 재료로 형편없이 조악·유치하게 만든 것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당초 선현의 얼을 기리고 이들의 정신을 상기하기 위해 모셔지는 영정과 동상 등이 선현의 품위를 높이기는커녕 일반 국민이나 외국인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문공부는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①고증에 크게 어긋난 것 ②일부가 파손되어 외관상 좋지 않은 것 ③재료·기타문제로 극히 조잡한 것 ④예술적으로 수준이하의 저질 작품 등은 철거를 지시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공공기관이나 공공장소에 봉안, 설치하기 위해 선현의 영정이나 동상을 제작하는 경우엔 문공부의 심의를 받아 제작토록 할 방침이다.
또 문공부는 고증이 어려운 선현의 모습은 앞으로 그「이미지」를 통일하는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결과 영정·동상이 가장 많은 선현은 이순신 장군 3백50점, 세종대왕 75점, 유관순 26점, 신사임당 20점, 을지문덕 장군 18점, 이이선생17점, 안중근 의사와 손병희 선생이 각16점, 김유신 장군 15점, 정몽주·윤봉길이 14점 등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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